중견기업 (주)쎄트렉아이 대표이사 김병진 동문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쎄트렉아이는 소형관측위성을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사원수 200여 명에 이제 막 15년 차에 접어든 벤처처업이지만 기술력은 뒤처지지 않아, 영국의 SSTL, 프랑스의 에어버스 D&S에 이어 세계 3위 소형위성업체로 자리잡았다. 이번 EE Newsletter 벤처 특집에서는 ㈜쎄트렉아이의 대표이사인 김병진 동문 학우를 인터뷰하고자 한다.

Q 안녕하세요. 회사와 자기 자신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우주위성개발 기업인 쎄트렉아이의 대표이사이자 카이스트 86학번 전자과 졸업생 김병진입니다. 쎄트렉아이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한 동료들과 2000년 1월에 창업한 기업입니다. 회사 이름은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의 이름인 세트렉(SATREC: Satellite Technology Research Center)을 따서 지었고, 소형 관측 위성을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Q 창업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A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당시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의 상황도 안 좋아졌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한 달 월급도 밀려 있는 상황이어서 1999년 12월쯤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한 달 정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다른 연구소나 기업에 들어가거나 창업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대다수의 의견에 따라 창업을 결정했고, 다음해 1월 쎄트렉아이를 창업했습니다. 당시 동료들은 학부 때부터 오랫동안 알아왔었고, 유학 생활도 같이 보냈던 사이였기 때문에 좀 더 믿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Q 지금 회사가 주로 판매하는 기술이나 제품은 무엇인가요?

A 저의 회사는 우주에 쏘아 올려져 정보를 수집해 지구로 송신하는 기술을 갖춘 소형지구관측위성을 주로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최근에는 국방과 관련하여 군용 무인기 관련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국내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 대기업, 해외의 정부기관, 연구소, 기업 등에 200~300억대의 위성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RazakSAT호, 스페인에 수출한 데이모스 2호(Deimos-2), UAE에 수출한 두바이샛-2호 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15년 동안 적자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습니다.  

Q 지금까지 회사가 성장하는데, 기술적, 자본적, 주변 환경 등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일반적인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 후에 2-3년간은 매출이 거의 없는 과도기를 겪게 되는데, 저희 회사는 운이 좋게 창업하고 얼마 안되어서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외국 대학에서 2주일 강의를 해주고 5천만원을 받은 것이 회사의 첫 번째 매출이었고, 창업한지 4개월 만에 개발한 기술로 3개의 계약을 체결해 총 70억 정도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우주 기술은 사실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 중 하나지만,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우리별 위성을 쏘아 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들보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한 발 앞서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공 위성은 실패할 경우 재정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한 번에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우주기술산업은 연구 개발 결과가 바로 제품이 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연구에 차질이 생길 경우 계약 일정을 맞추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Q 회사 일 외에 현재까지 대표님에게 있었던 가장 큰 고난은 언제였나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현재까지는 운이 좋게도 알맞은 기회가 적절한 시기에 찾아온 것 같습니다. 카이스트 졸업 이후 우리별 위성사업에 참여하여 장학금으로 유학을 갈 수 있었고, 유학 후에도 자연스레 인공위성연구센터에 취직해 좋은 동료들과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때를 굳이 뽑자면 창업 전 1달 동안 연구소 동료들과 진로를 고민하던 때였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동료들과 매일 새벽까지 토론하는 등 고민이 많은 시기였습니다.

Q 우주 기술과 관련된 직업을 택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전자과 학부생일 때는 제가 우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우주에 관한 연구나 기업의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당시 전자과 故 최순달 교수님께서 우주 관련 사업을 진행하였고, 카이스트 학생들을 모집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개발에 헌신할 학생을 모집합니다’라는 벽보가 붙었고, 거기에 이끌려 낯선 우주기술연구에 처음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최초였기 때문에 오히려 모든 학생들이 도전적으로 시도해보려는 분위기도 제가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데 한 몫 했습니다. 그 때는 무모한 선택이었을지 몰라도, 지금 생각해보면 우주 기술 직업을 택함으로써 후배들에게 우주공학의 길을 열어줬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그 이후 교수님의 지도 아래 유학도 다녀오고, 우리별 위성 연구에도 참여하게 되어, 아마 교수님께서 이끌어 주신 것이 제가 우주 기술을 택한 가장 큰 계기라 생각됩니다.

Q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A 저도 결국 연구원이기 때문에 위성을 쏘아 올려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연구 개발 단계에서 힘들더라도, 결국 해냈을 때의 만족감은 연구원 출신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별 위성 사업에 참여해서 우리별 1호가 성공적인 결과를 보내왔을 때 처음 그런 행복을 느꼈고, 그 이후에 성공할 때마다 묘하게 빠져드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런 성취감 때문에 이 분야에서 계속 연구하게 되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Q 회사를 운영하는데 중요시 하는 것이 있나요?

A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얼마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 같은 경우, 오랫동안 같이 동거동락했던 연구원들과 회사를 시작하게 되어서 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 위성 개발은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구소보다 더 연구소다운 기업’을 만들겠다는 경영철학 아래 자율 출퇴근제, 복지포인트 제도 등을 실시해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있나요? 그런 인재상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A 원래는 9개가 있는데 줄여서 말씀 드리면 첫 번째는 정직, 두 번째는 창의성, 세 번째는 근면입니다. 학부생의 경우 우선 학과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여러 연구에 직접 참여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에게는 많은 연구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것들을 적극 활용해서 직접 연구를 기획하고 진행해서 논문을 쓰는 경험을 해보십시오. 제가 학부생 때 비록 학과 공부에 많은 힘을 쏟지는 못했지만, 여러 프로젝트 등에 참여해 연구 경험을 쌓았었습니다.

Q 카이스트 학부 때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A 당시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카이스트 1기였기 때문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떤 동아리든지 새로 창조를 해서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많은 동아리가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고를 반복했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헤비메탈 동아리인 ‘인피니트(Infinite)’는 제가 친구들과 같이 만든 동아리였습니다. 저 말고도 저희 회사에 창립멤버가 몇 명 있습니다(웃음). 또 당시 대학원생이 없었기 때문에 교수님께서 연구를 위해 학부생들을 많이 모집하셨고,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저는 그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여해서 많은 경험을 쌓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Q 대표님의 꿈이 궁금합니다.

A 20대 때 꿈은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을 만드는 것이었고, 30대 때 꿈은 우리나라 위성을 최초로 외국에 수출하는 것, 40대 때 꿈은 인공위성 기술 선진국인 미국에 우리 위성을 수출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꿈은 생각보다 쉽게 이루었는데 세 번째 꿈은 그리 만만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사무실에 외국의 뛰어난 인공위성 사진을 붙여 놓고, 계속 자극을 받으며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인 꿈은 무엇보다 균형 잡힌 행복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 사회로써 받은 이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균형 등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꿈입니다.

Q 마지막으로 카이스트 학생 분들께 진로나 미래에 대한 조언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카이스트를 선택해서 입학한 학생들이 아마 저마다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카이스트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 가짐을 잊지 말고, 시간이 지나 진로를 정할 때, 선입견 없이, 안정이라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면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어린 나이에 카이스트에 입학해 실패 없이 안정된 길을 택하는 데, 오히려 어렸을 때가 실패할 최적의 시기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도전하고 실패를 경험해보는 것이 어떤 분야에서든지 결국 자기의 피와 살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점이 카이스트가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김상환 기자 / kshwan0227@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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