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와 스마트워치,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VR·AR 기기까지. 화면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인 마이크로LED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LED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빨강·초록·파랑(RGB)은 디스플레이 완성의 필수 조건이나, 적색 마이크로LED 기술은 고효율 픽셀로 구현하기 가장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학부 김상현 교수는 공동 연구팀과 함께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어 초고해상도이면서도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인 적색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최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해상도의 약 3~4배, VR·AR 기기에서도 초고해상도 수준의 화면이 아닌 ‘현실에 가까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1700 PPI*급 초고해상도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PPI(Pixel Per Inch): 화면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점인 픽셀이 얼마나 촘촘히 배치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마이크로LED는 픽셀 자체가 발광하는 디스플레이 기술로, OLED보다 밝기와 수명, 에너지 효율 면에서 뛰어나지만 두 가지 핵심 난제가 있었다. 첫째는 적색 LED의 효율 저하 문제다. 특히 ‘적색 픽셀’ 구현할 때 픽셀이 작아질수록 에너지가 새어나가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전사(Transfer) 공정의 한계였다. 수많은 미세 LED를 하나씩 옮겨 심어야 하는 기존 공정 방식은 초고해상도 구현이 어렵고 불량률도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먼저 알루미늄 인듐 인화물/갈륨 인듐 인화물(AlInP/GaInP) ‘양자우물 구조’를 적용해, 픽셀이 작아져도 에너지 손실을 크게 줄인 고효율 적색 마이크로LED를 구현했다. 쉽게 말해, 양자우물 구조는 전자와 정공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에너지 장벽’을 세워 빛을 내는 공간에 가둬 두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더 많은 정공을 확보할 수 있는 양자우물 구조를 개발하여 픽셀이 작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더 밝고 효율적인 적색 마이크로LED 구현에 성공하였다.

또한 LED를 하나씩 옮기는 대신, 회로 위에 LED 층을 통째로 쌓아 올리는 ‘모놀리식 3차원 집적 기술’을 적용했다. 이 방식은 정렬 오차를 줄이고 불량률을 낮춰,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회로 손상을 막는 저온 공정 기술도 함께 확보했다.

이번 성과는 고효율 구현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초고해상도 적색 마이크로LED를 실제 구동 가능한 디스플레이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기술은 화면의 입자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야 하는 AR·VR 스마트 글래스를 비롯해, 차량용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초소형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LED 분야에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적색 픽셀 효율과 구동 회로 집적 문제를 동시에 풀어낸 성과”라며, “상용화가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KAIST 정보전자연구소 박주혁 박사가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Nature Electronics에 1월 20일에 게재됐다.
※ 논문명: Monolithic 3D 1700PPI red micro-LED display on Si CMOS IC using AlInP/GaInP epi-layers with high internal quantum efficiency and low size dependency, DOI: 10.1038/s41928-025-01546-4, URL: https://www.nature.com/articles/s41928-025-01546-4
인하대 금대명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하고 화합물 반도체 제조업체 큐에스아이(대표 이청대)와 마이크로디스플레이·반도체 SoC 설계 기업 라온택(대표 이승탁)과 협업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2019), 디스플레이전략연구실 사업(현재 수행 중), 삼성미래육성센터(2020~2023)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