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 동문 (학부 04년)

KAIST 학생들은 타교 학생들에 비하면 전공 지식에 있어서는 굉장히 깊이 있게 공부하는 편이지만 사실 사회에서, 또는 연구실에서 일을 시작하면 출발선은 모두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공지식의 깊이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배움의 속도입니다. 부전공이 됐던 독서가 됐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주변지식의 양이 많다면 배움의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건, 전다현 학우

이동건: 전자과 실험도 힘들고 수업도 따라가기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이것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전다현: 긍정적인 마인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힘들 때 힘들다고 생각하면 더욱 힘드니까 알차다, 보람차다고 현실을 받아들이면 생활하기 더욱 수월할 것입니다.

이동건, 전다현 학우

전다현: 학부생들이 좀더 현실적인 주제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 거창한 주제 잡는 것 보다 실현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게 낫거든요. 그리고 직접 이곳 저곳을 다니며 정보를 많이 얻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 부분에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동건: 뭘 해야겠다고 처음부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즐겁게 하자, 즐기자는 생각이 힘들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경철 교수님

우리학과는 우리나라 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이 필요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장 선도할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으며 여러 분야에 접목 할 수 있는 분야이니 전기 전자공학도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창의적인 마인드와 생각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하정석 교수님

학부생들에겐 예방의 차원에서, 대학원생들에겐 당부의 차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군들이 존재하는 만큼 학문을 연마하는 것만이 미래의 전부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왕 대학원에 진학을 할 것이라면,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가 정말 좋아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많은 대학원생들을 봐 왔는데, 그들 중에는 졸업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마지못해 수동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높은 성적을 의식한 나머지 힘들지만 나에게 필요한 과목을 듣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하는 결과는 우연히 나올 수도 있지만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성과가 나올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대학원을 졸업한다고 하여 어떤 일을 할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가 아니면 하고 싶은 공부를 못 한다는 각오로 스스로 학문을 좇아야 합니다.

박경수 교수님

우리나라 학생들을 보면 유독 자로 잰 것 같은 우등생이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분야를 깊이 알 수 있는, 너무 좋아해서 그 분야에 ‘geek’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경험해 보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하나 정도는 깊이 파고 들 수 있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유담 동문 (MIT 기술개발프로그램 조교수)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면, 남들과 비슷한 길을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를 다른 이들과 차별화를 시켜야 자신만의 길로 갈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원을 들어온 사람은 대학원 시작 때부터 자신이 무엇을 할 지 생각을 잘 해야 하겠지요? 왜 KAIST에 왔고, 왜 대학원을 진학하여 석∙박사를 하는지 생각을 잘 해서, 졸업 직후에 더욱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던 사람과, 주위를 보고 그냥 따라가는 사람들은 졸업 시점에 차이가 납니다.
또한, 연구 내용 뿐 아니라, 인맥, 학술회의, 이력서 이 세 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평상시 지도교수님을 통하여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학술회의에서 발표 한 후에는 사람들과 명함을 교환하는 데에서 끝내지 말고, 계속해서 연락을 유지해서 나의 인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그 전에 좋은 연구 결과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잘 홍보해야 하겠지요. 이렇게 하기 위해서, 영어는 평상시 토론에서 논쟁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준비 해 두어야 합니다.
이력서는 대학원생의 경우에, 대학원 들어오면서 바로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채울 것이 몇 줄 없겠지만, 논문, 특허,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때 마다 조금씩 업데이트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1903년 10월 3일자 뉴욕 타임즈 칼럼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는 기계(비행기)는 수학자와 공학자들이 지금부터 백만 년에서 천만 년 정도 연구하면 현실화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칼럼이 나온 같은 날에 라이트 형제의 일기에는, ‘우리는 오늘 짐을 풀고 작업에 들어갔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우리들은 이 일화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전에 대한 생각이 담긴 자신만의 문구가 있으면 힘들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상훈 동문 (석사 01년)

자기 전문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과 다른 분야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직관과 통찰을 쌓는데 노력하는 것입니다. 2000년대는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시대입니다. 사람이 원하는 기술, 사람을 편하게 하는 기술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전문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과 함께 사람에 대한 학문인 인문학에 대한 소양을 쌓는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니체는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가지면 그것은 내 것이 된다.’라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 지식의 습득이 아닌 흐름을 읽는 직관과 통찰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헨리포드가 자동차를 처음 발명했을 당시 기차보다 비싼 자동차 가격에 수많은 언론이 그를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자동차의 장점과 함께 대량생산에 의한 규모의 경제에 의해 가격은 낮춰질 것이고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록펠러는 주요 도로에 주유소를 세우기 시작했고, 결국 이러한 록펠러의 통찰력은 그를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부를 거머쥐게 합니다.

유창동 교수님

학부생 대다수가 과학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카이스트에 진학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보면 학부생들은 뚜렷한 목적 의식 없이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안정성과 유행을 따라서 자기의 진로를 정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런 것은 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 쪽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가도 좋지만 너나 할 것 없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뭘 잘하는 지, 자기에게 어떤 특성이 있는 지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학부생 때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젊음을 불태웠으면 좋겠습니다.

황찬수 동문 (석사 99년)

연구를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실제로 만들어 보거나 수학적으로 증명을 해야만 해요. 예를 들어 Chip으로 만들고 Board를 떠서 실험결과를 보이거나, 수학적으로 이 방법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 머리 속에 기억되는 연구에요. 하지만 요즘 졸업생들을 보면 대부분 모의실험 정도만 해본 것 같아요. 모의실험을 하는 것은 논문쓰기도 좋고 결과 내기도 편하지만 결국은 실질적으로 영향력이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머리 속에서 잊혀질 수 밖에 없어요. 이건 학계에서뿐만 아니라 산업 자체에서도 영향력이 없어요.
이 때문에 저는 KAIST 학부생들이 실제 구현과 실험도 많이 해 봤으면 좋겠어요. 다른 한편으로는 수리과학과 과목들을 최대한 많이 듣고 졸업하면 좋겠어요. 수학을 아는 만큼 세상을 모델링 할 수 있고, 모델링 할 수 있는 만큼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