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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Cover Story] MS 심장부 뛰어든 '코리안 연구벌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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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 비즈니스룸에 티셔츠·청바지 차림의 청년 6명이 모여들었다. 평범한 첫인상의 이들은 실상 정보기술(IT) 전공 학생들에게 ‘꿈의 코스’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연구소 인턴십에 발탁된 수재다.
MS는 세계 6개 도시에 대규모 연구소를 운영한다. 연구소들은 매년 총 600~700명의 인턴을 뽑는다. 그중 미국 시애틀 본사 레드먼드 연구소 인턴십 기회를 얻는 이는 대개 미국·캐나다 국적인 200여 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올해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 대학의 석·박사 과정 학생 6명이 한꺼번에 ‘수퍼 인턴’ 에 합격한 것이다. 이들은 7월부터 석 달간 초임 교수보다 많은 5600~8000달러의 월급을 받으며 세계적 석학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미국행이 결정된 이들 모두 지난해 8월부터 반 년간 중국 베이징 MS아시아연구소(MSRA)에서 인턴생활을 했다. 9명이던 MSRA 인턴 중 6명이 각국 인재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레드먼드행 티켓을 거머쥔 것. MSRA의 이미란 이사는 “지난해 초에도 MSRA 인턴에 참가한 한국 학생 9명이 본사 연구소에 도전했지만 한 명만 합격했다. 미국·캐나다 대학 출신이 아닌 학생들이 레드먼드에 이처럼 대거 입성한 건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MS연구소 측은 한국 학생들의 강점으로 창의력과 연구의욕·성실성을 꼽았다. 인턴 중 최연장자인 송영인(34)씨는 “MSRA에서 한국 학생들은 하루에 12~16시간 연구에 매달렸다. 연구 목표를 달성하려고 눈에 불을 켰다”고 말했다. 그 결과 송씨는 MSRA에서의 연구 결과를 내세워 정보검색 분야 세계 최대 학회인 ‘ACM SIGIR 2008’과 ‘AAAI 2008’의 논문집에 각각 인터넷 검색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김동건씨도 모바일 분야 세계 최대 학회인 ‘모비컴 2008’ 에 무선네트워킹 관련 논문을 등재했다. 다른 네 학생도 유수의 학회에 논문을 보내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공순호씨는 “MS연구소의 남다른 연구 환경 덕분에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MSRA의 벽과 회의실 탁자·기둥은 대부분 아크릴 칠판으로 돼 있다. 연구자들이 회의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토론을 즐기도록 한 것”이라고 전했다. MS연구소의 간식 시간도 이색적이다. 매일 오후 3시면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제공된다. 연구자들은 이를 즐기며 타 분야 전공자들과 새 연구 과제를 논의한다. 스포츠 시설이 완비돼 있고 음료와 식사는 무제한 제공된다.
정예근씨는 “거의 매주 유명 학자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열었다. 논문에서 이름만 봐 온 유명 인사들과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니 그 자체가 공부요, 자극이었다”고 말했다. 오영택씨는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실감했다. 인턴을 하면서 새로운 진로와 연구분야, 세계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