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양자 상태의 측정 보정이 없이도 안정적으로 양자키분배(QKD)가 가능한 ‘측정 보호(MP)’이론을 세계 최초로 정립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학부 배준우 교수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 양자통신연구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위성, 선박, 드론처럼 움직이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양자통신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양자통신은 정보를 빛의 양자 상태로 전송하는 고정밀 기술이지만, 무선으로 이동중인 환경에서는 날씨나 주변 환경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아 통신이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하늘이나 바다, 공중처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양자 상태의 안정적인 전달이 매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이동중인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양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처음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향후 위성과 지상 간의 보안 통신, 드론 및 해상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양자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키분배(QKD) 기술이란,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암호 키를 분배하는 기술이다. 기존 QKD 프로토콜은 채널 상태가 바뀔 때마다 수신 측 측정 장치를 반복해서 보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간단한 국부 연산만으로도 채널 상태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키 분배가 가능함을 증명해 냈다. 이론은 우리 학부 배준우 교수팀이 정립했고, 실험은 ETRI 연구진이 수행했다.

연구진은 단일광자 펄스를 생성하기 위해 100MHz인 광원, 즉 수직 공진형 표면 발광 레이저(VCSEL)를 활용했다. VCSEL이란, 레이저 빔이 칩의 상단 표면에서 수직으로 방출되는 반도체 레이저의 한 종류이다.
연구진은 10m 자유공간 구간에 최대 30dB 손실을 적용한 장거리 전송 환경을 구현하고, 다양한 편광 노이즈를 삽입해 무선환경의 장거리 실험을 상정해 열악한 상황에서도 양자의 전송과 측정이 원활하게 됨을 검증했다. 또한 송수신 단에는 각각 3개의 파장판을 장착해 국부 연산을 구현했다.
그 결과, 측정보호(MP) 기반 QKD 시스템은 전송된 양자 비트 중 오류가 발생한 비율을 뜻하는 양자 비트 오류율(QBER)의 시스템 최대 허용치를 기존 대비 20.7%까지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수신된 양자 비트 중 오류가 20.7% 미만이면 별도의 측정 보정 없이 안정적인 양자키분배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로써 측정 보정 없이도 다양한 채널 노이즈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키 생성을 달성하여 신뢰성 있는 양자통신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성과를 위성-지상 링크와 유사한 환경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6월 25일, 국제 권위 학술지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통신분야 저널인 “Journal on Selected Areas in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TRI 고해신 연구원과 KAIST 스피로스 케크림패리스(Spiros Kechrimparis)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배준우 교수는 “이번 성과는 복잡한 환경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양자 보안 통신을 현실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양자인터넷 핵심원천기술개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연구개발지원 사업’, ‘양자암호통신산업확산및차세대기술개발 사업’, ‘양자암호통신집적화및전송기술고도화 사업‘,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과 한국연구재단의 ‘양자공통기반기술개발 사업’, ‘중견 연구’와 우주 항공청 ‘미래우주교육센터’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