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진 학우

현재 대학생들의 취업 트렌드는 매우 획일적이고 정형화 되어있습니다. 개인이 꿈꿔왔던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분위기, 흐름에 휩쓸려 인생을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KAIST 학생들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 할 리더이기에 일반적인 흐름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리더는 따라가는 것,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개척해 나가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물질적인 보상만을 쫓는 사람이 아닌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것을 현실화하고 사회에 이바지하여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는 인재가 되기 위한 진로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류승탁 교수님

Data converter를 연구한다고 하면 아직도 할 게 남아있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아주 전통이 깊은 분야입니다. 사실, 전통적인 아날로그 회로들 중에서 그 필요성이 약화되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Data converter는 디지털과의 인터페이스를 담당해야 하므로, 모든 아날로그 회로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절대 없어질 수 없는 회로이고,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분야입니다. 유수의 국제 회로학회들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주제 중의 하나이며, 오랜 노하우가 축적된 분야인 만큼 기술장벽 또한 높은 편입니다. 지난 해 열린 국제반도체학회의 고속 ADC세션에서 발표된 논문의 대부분이 전통적으로 반도체 설계에 강한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에 의한 것이었고, 학계에서는 우리 연구실에서 발표한 것이 유일했습니다. 그만큼 회로를 전공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주제이고, 노력한 만큼 귀한 인력으로 대접받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광형 교수님

우리는 단 하나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단 하나의 인생을 큰 업적으로 장식해야 합니다. 학생시절부터 꿈을 크게 가져야 합니다. 우리 KAIST 인들은 국가와 사회의 큰 혜택을 받으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훗날 국가와 사회에 진 빚을 크게 갚는 삶을 살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참으로 놀랍게도 항상 돕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인생은 기적과 같습니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겨울에는 거위가 먹을 것을 찾기 어렵습니다. 특히 눈 오는 날에는 식당에서 먹다 남은 음식을 갖다 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짜고 매운 것은 사양합니다.

송한준 학우

어떤 연구에 대한 발표를 할 때는, 듣는 사람이 그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그 연구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심사위원분들께서 발표가 끝난 뒤, ‘그래서 학생이 이 연구에 기여한 것이 무엇이냐?’ ‘그래서 이 연구가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이냐?’ ‘이 연구를 통해서 바뀌는 것이 무엇이냐?’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많이 하셨습니다. 고생해서 수행한 연구를 여러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게 전달해 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슨 일을 하든,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자신의 능력에 상관없이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혹시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용기가 쉽게 나지 않을 땐, 포기하지 마시고 뜻이 맞는 사람을 찾아서 함께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류중희 동문

자신의 회사를 만들어 돈을 벌고 경험을 쌓고 혹, 실패를 하더라도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미래의 자신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패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그래서 벤처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자신이 그 시장에서 최소한 어느 한가지에 대해서만큼은 굉장히 잘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걸 하면 절대로 망할 수가 없어’ 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뛰어들어야겠죠. 하지만 적어도 자신은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물지도 않죠. 이러한 경우에도 실패를 원망하지 말고 내가 가진 무언가가 왜 실패했는지를 알아내고 발전시키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조규형 교수님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을 많이 보게 되는데, 저는 이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이공계가 가장 가능성이 많으며 깨끗한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공학자들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혁신을 위해 할 일이 아주 많다는 점에서 이공계가 제일 좋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유회준 교수님

한국이 처음 ISSCC에서 1등을 할 때 외국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한국사람인 게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올림픽에서 한국인이 금메달을 따서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와 같은 감동을 받는 것입니다. 옛날에 삼성에 다니는 어떤 분이 ‘ISSCC에 한 번이라도 논문을 올리면 가문의 영광이다. 평생에 한 번은 올려봤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커다란 존재로만 느껴지던 학회에 지금 우리 KAIST가 1등을 3회째하고 있습니다. 수상과 함께 유명세를 타자 퀄컴, TI(Texas Instruments), IBM, 맥심(Maxim integrated) 등에서 KAIST의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뽑을 수 있을지 문의를 하기도 합니다. IBM 부사장에게서 KAIST 학생들이 대단하다고 뽑고 싶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MIT나 스탠퍼드, 케임브리지 등이 과거에 잘했었다면 앞으로 회로설계는 KAIST가 세계를 리드해 나갈 것입니다. 학생들은 물론 모두가 KAIST가 선두주자라는 긍지로 공부/연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임춘택 교수님

현대 사회는 기술 전쟁과 무역 전쟁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맨들이 무역 전쟁을 한다면 우리 카이스트 학생들은 ‘기술 사관학교’에 다니는 ‘기술 장군’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에 대해 항상 준비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거창한 생각부터 앞세워서는 안 되며, 가장 먼저 맥스웰 방정식과 뉴턴 방정식부터 똑바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600명 중 카이스트 출신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 언론기관, 정책결정기관 등에 종사하는 이공계(의대 및 약대 제외) 출신은 약 5% 수준에 그칩니다. 만일 이러한 기관들에서 이공계적 논리력과 지도력이 더해진다면, 더 높은 수준의 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독일 메르켈 총리는 물리학 박사이고, 중국 정부 관료 가운데는 전기·전자공학 전문가들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이스트 졸업생들의 약 10% 정도는 비 이공계의 길을 걷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공계 분야와 비 이공계 분야가 조화롭게 하나가 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재은 학우

의미 있는 아이디어, 그러니까 재미있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대충 생각해서 나오는 아이디어는 이미 다 연구가 되어 있고 논문이 나와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정말 많이 했고, ‘이게 의미가 있나’ 여러 번 다시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디어 내는 것이 힘든 만큼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 배우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나오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연구실의 잘하시는 선배님들과 비교하면 제가 작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에 자극을 받아 의욕 있게, 재미있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연구에 임했습니다.

한동수 교수님

제가 학부를 지낼 때도 그랬지만, KAIST 학부생들은 모두 인정 받은 인재들임에도 그 능력에 비해서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해 교수님께 연락하고 질문을 많이 했으면 좋겠고, 자신의 실력에 대해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이 심한 환경에 있을수록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패해도 그것에 연연하지 말고 더 자신 있게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는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을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