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기술 전쟁과 무역 전쟁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맨들이 무역 전쟁을 한다면 우리 카이스트 학생들은 ‘기술 사관학교’에 다니는 ‘기술 장군’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에 대해 항상 준비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거창한 생각부터 앞세워서는 안 되며, 가장 먼저 맥스웰 방정식과 뉴턴 방정식부터 똑바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600명 중 카이스트 출신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 언론기관, 정책결정기관 등에 종사하는 이공계(의대 및 약대 제외) 출신은 약 5% 수준에 그칩니다. 만일 이러한 기관들에서 이공계적 논리력과 지도력이 더해진다면, 더 높은 수준의 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독일 메르켈 총리는 물리학 박사이고, 중국 정부 관료 가운데는 전기·전자공학 전문가들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이스트 졸업생들의 약 10% 정도는 비 이공계의 길을 걷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공계 분야와 비 이공계 분야가 조화롭게 하나가 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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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은 학우
의미 있는 아이디어, 그러니까 재미있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대충 생각해서 나오는 아이디어는 이미 다 연구가 되어 있고 논문이 나와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정말 많이 했고, ‘이게 의미가 있나’ 여러 번 다시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디어 내는 것이 힘든 만큼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 배우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나오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연구실의 잘하시는 선배님들과 비교하면 제가 작아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에 자극을 받아 의욕 있게, 재미있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연구에 임했습니다.
한동수 교수님
제가 학부를 지낼 때도 그랬지만, KAIST 학부생들은 모두 인정 받은 인재들임에도 그 능력에 비해서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해 교수님께 연락하고 질문을 많이 했으면 좋겠고, 자신의 실력에 대해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이 심한 환경에 있을수록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패해도 그것에 연연하지 말고 더 자신 있게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는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것을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슬기 동문 (박사 12년)
학창시절은 나름 보람차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전공과목이 아닌 다른 과목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많이 아쉽네요. 학부 때부터 깊이 있는 학문을 하는 것도 좋지만, 넓은 시야와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가 되지 않는 길일 것 같아요. 정말 관심 있는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것은 대학원에 와서 해도 충분하거든요.
봉경렬 학우
프로젝트나 실험과 같이 직접 구현해볼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시험을 본 후 돌아서면서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개별연구나 URP 같은 활동에 도전해보면 다양한 지식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고 또 전자과에서 무엇을 하는지 깊이 있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순신 동문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살아남는 능력을 기르는 것 외에도 말씀드릴 만한 것은 바로 ‘공부를 할 것이면 확실히 해라’입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면 대충 보고 다 이해했다는 듯이 넘어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공부할 내용이 있으면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지 않고 ‘그럴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고 다 이해하였다고 착각하거나 심한 경우, 책보다 자신의 의견을 더 믿는 경우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이런 공부 법으로 나름대로 괜찮게 생활했을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잘못된 이해와 부족함이 드러나는 공부 법입니다. 교과서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를 할 때는 책이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그것에 맞춰나가야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려면 세세한 것까지 논리적으로 따져보는 세심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확실히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는 여럿이서 서로 모르는 것을 공유하고 자기도 모르게 넘어갔던 부분을 서로 지적할 수 있도록 비판적 스터디 그룹으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김영길 동문
저는 학점이나 영어가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이야기 한 끈기나 노력, 집념을 기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전공하는 분야가 아니더라도, 한 방면에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꼭 공부가 아닌 음악 활동이나 운동, 여행 같은 취미 일지라도 학부 때 한번쯤 한가지에 몰두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변리사 일을 하면서 지난 8년간 교통분야에 관해서도 연구하였습니다. 거의 매일 수도권 교통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한남IC-서초IC구간과 남산1호터널 입구-한남 고가 구간의 교통 정체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특허를 내기도 했습니다.
임재원 동문
후배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은 본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큽니다.
엔지니어가 돈을 많이 벌려면 정말 제대로 된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즉,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차별성을 가지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한 차별성은 체계적인 사고와 분석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엔지니어는 파괴적인 기술(Destructive Technology)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가진 기술이 시장의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혁신적인 것이어야 하는 것이죠. 스마트폰 시장의 아이폰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자기가 하는 일의 본질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엔지니어의 본질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처럼 돈 관리의 본질을 알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듯이 자기 스스로 본질을 파악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그러한 능력이 갖춰지면 시장에서 인정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필요합니다. 그냥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안됩니다. 자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 방향을 제시할 줄 아는 사람한테 시장은 기회를 줍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태도 입니다. 자기가 속한 조직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없습니다. 아무리 불만을 표출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자신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평가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기술력이 좀 떨어져도 태도가 좋고 성실하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태도가 불손하면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인성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젊었을 때 고난, 역경을 많이 겪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었을 때 많은 반대에 부딪혀보고 그러한 고난을 계속해서 이겨내고,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사회에 나가서 어떠한 고난이 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황효선 학우
섣불리 URP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공공부를 어느 정도 하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URP연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공 공부를 할 때 큰 그림을 그리면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식이 어디에 응용될 수 있는지, 실생활에서 어떤 부분에 이용되는지 등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리고 나머지를 채워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준타니 교수님
앞으로도 성장할 잠재력이 많이 남아있는 한국에 위치하고 있고, 열심히 하기로 유명한 한국 학생들 중에서도 으뜸인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KAIST에 오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KAIST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저 같은 외국교수나 외국학생들이 소통함에 있어 아직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아직 영어실력이 높지 않습니다. 미래에 KAIST의 더 많은 발전을 위해서라도 학교와 학생 모두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라고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영어실력 말고도 인문학적인 교양을 기르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공학도로서 공학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책들을 읽고 좋은 영화들을 감상하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