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 ◆
2006년 07월 21일 16:16
김종환 KAIST 교수는 로봇의 활용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준호 교수가 ‘로봇의 아버지’라면 로봇이 실제 움직이고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하는 김 교수는 ‘로봇의 어머니’라고나 할까. 김 교수는 지난 1995년 FIRA로봇축구대회를 처음 창안한 데 이어 내년 9월 로봇들만 출연하는 로봇연극을 시도한다.
감정과 지능을 가진 자율이동로봇들이 무대 위의 다양한 센서를 이용해 서로 감정을 주고받으며 의사소통을 통해 주어진 배역을 소화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 동안 간단한 곡을 연주하거나 춤추는 등 단편적으로 로봇의 성능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았지만 연기를 하는 로봇예술 형식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개오디션을 통해 내년 초까지 로봇배우를 선정하고, 연극용 로봇을 자체 개발하는 한편 전문 시나리오 작가와 연출가도 섭외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해 감정표현 로봇, 각종 동물 로봇, 말하고 춤추는 로봇, 연주 로봇, 소프트웨어 로봇 등 로봇연극에 출연할 만한 로봇들이 개발됐거나 개발중에 있는 만큼 로봇연극을 공연하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정표현 휴머노이드 ‘에버원’을 만들어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백문홍 박사팀도 로봇에 미쳐 있다.
키 160㎝ 몸무게 50㎏으로 여자연예인 2명을 합성해 수정한 20대 초반 여성의 얼굴을 가진 ‘에버원’이 처음 공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에버원은 인사하고 손을 흔들고, 악수하는 등 상반신이 움직이고 희로애락의 감정까지 표현하며 일본어와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로봇이다.
백 박사는 ‘처음 말을 걸었을 때 그 내용을 이해하고 에버원이 말을 걸어왔을 때가 가장 벅찼다’며 ‘고정된 부속품들이 전체를 이루고 그것이 마침내 표정을 가지고 말을 걸어왔을 때는 오랜 기도 끝에 화답을 듣는 느낌이었다’며 로봇연구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를 말했다.
그는 ‘감정표현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로봇에 비해 미세 모터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며 ‘지금은 얼굴 표정을 좀 더 크게 만드는 연구, 몸체와 손가락을 좀 더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연구, 언어인식 및 물체인식 능력을 높이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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