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굵기의 4만분의 1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트랜지스터(전자소자)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최양규(崔梁圭·40·사진) 교수와 나노종합팹센터 연구팀은 실리콘을 재료로 3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입체형 전자소자(FinFET)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소자를 이용하면 엄지 손톱만 한 크기의 칩에 DVD영화 1250편, 신문 1만2500년 치를 담을 수 있는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
이 소자는 2003년 일본 NEC가 발표한 4nm 평면 소자보다 작을 뿐 아니라 크기가 작아질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을 개선한 것이어서 테라비트(1조 비트)급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 소자를 컴퓨터 두뇌인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적용하면 정보처리속도가 현재보다 25배가량 빨라질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평면 소자는 크기가 100nm보다 작아지면 작동하지 않을 때도 전류가 흐르고 전압 증가에 따라 전류가 불안정해져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많았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기존의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대신 탄소나노튜브나 분자 소자 등 nm 수준의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둬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실리콘 소자 내 전류가 흐르는 통로에 게이트를 입체적으로 배치해 누설 전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6월 13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초고집적회로(VLSI) 국제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2006년 03월 15일 | 글 | 박근태 · 김훈기 기자ㆍ동아사이언스kunta@donga.com, wolfki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