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 교수님 인터뷰

  EE Newsletter에서는 전기 및 전자공학부(이하 전자과) 학부생들에게 전자과 대학원에 있는 다양한 연구실들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하여 연구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EE Newsletter에서는 카이스트 전자과 정세영 교수님의 ITML (Information Theory and Machine Learning) 연구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ITML 연구실에서는 정보 이론 연구에 바탕을 둔 딥러닝과 인공지능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 교수님과 연구실에 대한 간단한 소개

저는 2000년에 MIT 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4년 정도 미국에서 통신 관련 회사에 다니다가 2005년 1월에 카이스트에 오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정보이론과 무선통신 연구를 주로 진행하였고, 최근에는 정보이론 연구에 바탕을 둔 딥러닝과 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1. 연구 분야에 대한 설명

정보이론은 정보를 다루는 다양한 상황에서 근본적인 성능의 한계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예를 들어, 통신 문제에서 최대한 전송 가능한 정보량이 얼마인지 알아내고 이에 근접하는 성능을 달성하려면 어떤 구조로 시스템을 디자인해야 하는가를 연구합니다. 섀넌(Shannon)이 1948년 정보이론 분야를 창시하기 전까지는 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으나, 섀넌 이후로 엔트로피, mutual information 등 정보의 양을 정량화하는 개념을 사용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정보이론은 이렇듯 근본적인 학문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고 실제로 정보이론을 연구한 사람들은 금융공학, Bioinformatics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딥러닝 연구가 활발하다 보니 관련된 정보이론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딥러닝은 굉장히 복잡하여 이론적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 딥러닝 또한 신경망 내부에서 신호가 전송되고 처리되면서 우리가 학습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전송되고 처리되는 신호가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는지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면 딥러닝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뇌 과학이 많은 발전을 하였지만 그런데도 우리는 인간의 뇌에 대하여 극히 일부분만을 파악하고 있을 뿐입니다. 딥러닝도 이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 마인드 엔지니어들 대부분은 바둑 고수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바둑을 잘 아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지만, 이세돌처럼 바둑에서 최고 위치에 있는 사람과 함께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알파고는 작년에 커제에게 3:0으로 승리하는 등 더 대적할 인간이 없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알파고가 왜 바둑을 잘 두는지는 구글의 엔지니어조차 정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알파고를 훈련시키는 기본 원리에 대하여는 자세히 얘기할 수 있지만, 특정 상황에서 왜 그런 수를 두도록 학습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알파고 내부의 신경망에 들어 있는 수천 만개의 파라미터를 분석해야 하는데 그 과정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렇듯 바둑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기계 학습의 기본 원리만 가지고 인간을 능가하는 바둑 AI를 만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기대한 것 이상을 얻게 되는 신기한 과정입니다. 바둑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인간 최고수보다 바둑을 잘 두는 기계를 만들었듯이, 앞으로 연구가 가속화되면 다른 분야에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인공지능이 앞으로 더 많이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분야가 그렇듯 딥러닝 또한 근본적인 이론과 시행착오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정보이론과 같은 근본적인 이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이론과 시행착오의 균형, 이 두 가지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딥러닝 분야가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3.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자세한 연구

우리 연구실은 머신러닝의 세 가지 분야인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중에서 강화 학습 분야를 많이 연구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딥러닝이 접목된 심층 강화 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화 학습은 보상을 최대화하는 행동을 선택하는 학습 방법으로, 인간이 어렸을 때부터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해 틀린 문제를 공부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과 비슷한 방법입니다. 인공지능에 강화 학습이 본격적으로 이용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많이 부족한 단계입니다. 테슬라의 자율 주행 자동차가 흰 트럭을 하늘로 착각하고 들이받은 사고처럼, 아직 인공지능은 인간이라면 하지 않을 실수를 자주 일으킵니다. 인간은 오랜 시간 동안 배우고 경험한 많은 양의 상식이 있지만, 그런 상식을 인공지능에 학습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인간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지만, 현재의 인공지능은 특정한 일만을 잘 수행하는 등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아케이드 게임 및 인위적으로 설계된 다양한 환경을 사용하여 심층 강화 학습 연구를 진행합니다. 실제 자율 주행 자동차에 이론을 접목하는 건 힘들지만, 게임 환경에 적용할 경우 훨씬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더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좋은 알고리즘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레이더와 딥러닝을 접목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쥐가 감각 기관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신경망을 이용해 처리하여 매우 정교하게 먹이와 장애물을 구분하는 방식에서 착안하여 레이더에 딥러닝을 접목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정보 이론 분야에서 연구되던 압축 센싱이라는 기법을 딥러닝화하여 레이더에 적용하여 향상된 성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물 인터넷 환경에 기계학습을 적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난방이나 에어컨을 켜고 끄는 등의 작업을 일일이 수행하지 않더라도 사용자의 평소 의도를 파악하여 사용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함과 동시 에너지 효율성을 살리는 인공지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1. 연구 분야에 대한 전망

현대 사회는 정보화 사회입니다. 전 세계 시가 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7개가IT 기업인데, 이 기업들이 모두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연구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AI winter’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연구가 오랫동안 주춤하는 시기가 여러 차례 있기도 했지만, 이는 과거에는 컴퓨팅 파워가 인공지능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만큼 뒷받침이 되지 않아 새로운 연구 방향이 제시될 때마다 인공지능 연구가 일시적으로 각광을 받았다가 다시 주춤해지는 순환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반면 컴퓨터, 인터넷, 이동통신 등 분야는 최근 20년 이상 꾸준히 발전했습니다. 저는 지금이 인공지능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발전을 이룰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1. 연구실 규모, 분위기 및 졸업생 진로

현재 연구실에는 석사 4명과 박사 5명, 총 9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랩 세미나와 점심 회식을 하기도 하고, 겨울에는 다 같이 스키장으로 MT를 가기도 합니다.

박사를 졸업한 후에는 교수로 가거나 회사 연구소에 가는 등 연구 분야로 진출합니다. 작년에는 우리 랩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시현 박사가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최초의 여자 교수로 임용되기도 했습니다. 석사를 졸업한 이후로는 주로 대기업이나 ETRI 등 연구소에 갑니다. 최근에 졸업한 학생은 딥러닝 및 머신러닝 관련 벤처 기업에 가기도 했습니다.

 

  1. 학부생이 교수님의 랩에 들어갈 때 듣고 오면 좋을 것 같다 하는 과목이나 갖추어야 할 자세 같은 것이 있나요?

딥러닝 및 인공지능에 관심 있는 학생이 오면 좋겠고, 그와 동시에 정보이론, 수학 등 근본적인 학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학부생일 때 물리학과와 수학과에서 여러 과목을 들었는데, 그 과목들이 향후 연구를 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리려 하고, 깊이 있게 파고들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수학 중에서도 특히 확률은 기초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들어 두면 좋습니다.

 

  1. 뉴스레터를 읽는 학부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나 조언

딥러닝 연구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바뀌고 있습니다. 알파고가 만들어진 이후로 불과 1년 후 알파고 제로가 만들어지는 등 인공지능 연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구 트렌드가 빠르게 바뀔수록 근본적인 기초가 중요합니다. 기초가 탄탄하면 새로운 분야에 잘 적응할 수 있지만, 기초가 부족한 상태에서 현재 잘 되는 분야를 연구하게 되면 나중에 연구 분야를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책 한 권을 다 보는 것 보다, 중요한 한 페이지를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더 오래가고 학문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듯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기초를 쌓을 수 있길 바랍니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세영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민기 기자 zzxc1133@kaist.ac.kr

김윤성 기자 yskimno1@kaist.ac.kr

황의종 교수님

 이번 EE Newsletter 봄호에서는 올해 2월에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이하 전자과)에 새로부임하신 황의종 교수님을 인터뷰하였다. 황의종 교수님은 카이스트 전산학부를 졸업하시고 스탠퍼드 대학에서 전산학 석, 박사 학위를 받으셨다. 그 후 구글 연구소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계셨고 현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융합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다. 이번 인터뷰를 통하여 많은 전자과 학우들이 황의종 교수님에 대하여 알게 되기를 바란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 먼저 교수님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황의종입니다. 저는 지난 2월 1일에 카이스트 전자과 CNS 그룹에 교수로 부임했습니다. 저는 카이스트 전산학부 99학번이었고, 학부를 졸업한 뒤에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전산학으로 석,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구글 연구소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일을 하다가 이번에 카이스트에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고 데이터 지능 연구실(Data Intelligence lab)을 이끌고 있습니다.

 

 Q.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융합 연구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구글 연구소에서 Tensorflow Extended라는 머신러닝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며 빅데이터 기법을 머신러닝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였습니다. Tensorflow Extended는 머신러닝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툴인 Tensorflow의 확장된 플랫폼으로써 머신러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합니다. 머신러닝은 크게 데이터를 모으고 입력하는 단계, 데이터에 대한 분석 및 검증을 하는 단계, 모델을 학습하는 단계, 학습한 모델을 검증하고 튜닝하는 단계, 그리고 모델을 serving 하는 단계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머신러닝을 실제 product에서 사용하려면 이 모든 단계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빅데이터를 다룰 경우 데이터에 오류가 많을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 및 검증을 꼭 해야 합니다. 머신러닝은 마치 어린 아이를 교육하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알고리즘이 좋아도 나쁜 데이터를 주면 나쁜 것만 배우게 됩니다. 또한, 이에 더하여 데이터 오류는 학습된 모델의 정확도를 떨어뜨리게 되는데, 회사에서 큰 서비스를 만들 경우 모델 정확도가 0.1%만 감소해도 매출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의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고치는 것은 머신러닝에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머신러닝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문제에 관심이 많이 있고 또 반대로 머신러닝을 빅데이터 관리에 적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의 민주화(Democratization)에도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소수의 전문가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머신러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의 응용범위가 넓어져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자율 주행 자동차나 의료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시간이 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하는데 할애되며, 충분한 빅데이터가 있어도 머신러닝이 올바르게 동작하게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더하여,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켜도 그 모델이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모델의 복잡성으로 인하여 왜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머신러닝을 더욱 쉽게 만들고 모델을 설명할 수 있게 하는 연구도 진행하고자 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어떤 교수님이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우리 학생들이 잠재력을 최고로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학생들이 연구하기 위한 기초 지식을 튼튼하게 해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희 랩에서는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빅데이터, 인공지능 관련 과목을 충분히 듣게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학생들이 최신 연구를 완벽히 파악하고 새로운 문제를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자신만의 문제를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고 결과를 논문으로 쓸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합니다. 연구에는 정답이 없어서 막막할 수 있지만, 끈기를 가지고 노력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공부 외에도 저는 학생들이 자신의 취미 활동도 열심히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제 주변에 계셨던 훌륭한 분들을 보면 각자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제 스탠퍼드 박사 지도교수님께서는 카메라 전문가이신데, 기사에 나오는 사진도 찍으시고 학교에서 카메라 관련 수업도 가르치셨습니다. 구글에서 제 매니저였던 분의 경우 커피를 굉장히 좋아하셔서 세계의 유명한 커피점을 찾아다니시면서 관련 책을 써내시기도 하셨습니다. 저 또한 수영을 매우 좋아합니다. 우리 연구실의 학생들도 이처럼 공부 외에 본인이 좋아하는 건전한 취미 활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카이스트 전자과에 교수로 부임하신 이유는 무엇이신가요?

 카이스트 전자과에 오게 된 이유는 카이스트 전자과가 한국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학과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카이스트 전자과가 요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이 한 분야의 혁신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부분에서의 혁신이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것인데, 전자과에는 그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분들이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있는 CNS 분야만 보아도 시스템, 네트워크, 아키텍처, 보안, 그리고 머신러닝까지 컴퓨팅 분야의 최고 전문가분들이 계시는데 여기에 저의 전공인 빅데이터 분야를 추가시켜 좋은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Q. 추후에 어떤 과목을 학부에서 가르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전자공학을 위한 프로그래밍 구조(EE209)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전자과 학생들이 필수로 알아야 하는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가르쳐주는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표절을 엄격히 금지하는 윤리 의식도 가르쳐주는 좋은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을학기에는 빅데이터 분석 개론(EE412)이라는 과목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전자과 3학년과 4학년을 위한 과목입니다. 빅데이터 분석 개론 수업에서는 저의 연구 분야와 좀 더 관련된 내용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빅데이터는 누구나 다룰 텐데 이 과목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빅데이터 기법을 소개하고 빅데이터 시스템에서 실제 데이터를 분석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추후에는 빅테이터와 인공지능의 융합을 다루는 과목도 가르치고 싶습니다. 또한, 지금은 MyEE 담임을 하고 있는데, 이처럼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합니다.

 

 Q. 현재 하시는 분야가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인데 이 분야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요?

구글 연구소에 5년 동안 있으면서 인공지능 격동기를 나름 직접 겪었습니다. 2012년 12월 입사 당시에는 지금 같이 딥러닝이 주목받지 않았던 시기입니다. 오래전부터 딥러닝 알고리즘 자체는 있었지만, 그때까지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머신러닝을 하는 인프라 구축이 되지 않아서 아무리 알고리즘이 좋아도 실제로 성능이 잘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후 몇 년 동안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이미지 분류, 자연어 처리 등 여러 분야에서 기존 방식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들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구글에서는 검색을 포함한 대부분 제품에 머신러닝을 안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고 동시에 빅데이터를 잘 다루어야 하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태까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따로따로 발전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두 분야가 필연적으로 융합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교수님이 학생들이 교수님의 연구실로 진학할 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이나 능력이 있나요?

먼저 이 분야와 관련된 과목들을 충분히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로그래밍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산수학, 데이터 구조, 알고리즘, 전자공학을 위한 프로그래밍 구조, OS, 컴퓨터 네트워크 등의 과목을 통해서 프로그래밍 실력을 늘릴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제 연구실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모두 다루기 때문에, 머신러닝 관련 지식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관련 지식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머신러닝 관련 과목을 수강하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아직 전자과에 빅데이터 과목들이 많지는 않지만 빅데이터 분석개론, 데이터베이스 관련 과목, 데이터마이닝 관련 과목 등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자과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과거 제가 학부를 다닐 때와는 달리 학교가 많이 발전했고, 세계적인 학교가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환경에서 우리 학생들이 꿈을 크게 가지고, 하고 싶은 공부를 재미있게, 마음껏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학생 여러분들은 미래의 리더가 되실 분들이고, 한국의 미래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미국에 있으면서 카이스트 동문이 활약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은 그 이상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공부 이외의 다른 활동도 충분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수영 동아리 가오리 소속으로, 매일 새벽 6시에 훈련을 하면서 고생을 했지만 그만큼 몸도 건강해지고, 좋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요새 학생들을 만나면, 카이스트 동아리가 다양하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에 맞게, 각자 적성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카이스트 출신으로서 카이스트 학생들의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영광스럽습니다. 여러분의 목표와 꿈을 이루는데, 하나의 좋은 디딤돌이 되고 싶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황의종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민기 기자 zzxc1133@kaist.ac.kr

이은석 기자 eunseoklee@kaist.ac.kr

심현철 교수님

Q. 안녕하세요. 먼저 교수님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심현철입니다. 저는 올해 6월에 KAIST 항공과에서 전자과 CNS 그룹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학부는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나왔는데 학부 때부터 기계가 자동으로 제어되는 제어공학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이후 미국에서 최초로 열린 무인 항공기 대회가 계기가 되어 헬리콥터 제어로 석,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잠시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다가 UC Berkeley 기계과에서 정밀 모션 컨트롤과 무인 항공기 분야 연구를 하였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이후에도 무인 항공기 연구를 계속 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만드는 Maxtor라는 회사에 4년간 근무하였습니다. 이후 다시 버클리로 돌아와 연구를 도와주는 엔지니어로 일하던 중 2007년 KAIST 항공과에서 무인 항공기 분야 전문가를 필요로 하여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무인 항공기를 실용화하는 연구 단장을 하고 있고,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지능형 무인 항공기 연구 실장도 맡게 되었습니다.

 

Q. 이번에 항공과에서 전자과로 부임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항공과에서 몇 년간 연구하다가 제 연구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연구가 워낙 융합적이기 때문에 보다 연구의 폭을 넓힐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항공과는 아무래도 항공분야에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가장 크기도 크고 연구 분야도 넓은 전자과에 눈길이 갔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많은 전자과 교수님들과 학부장님께서 전자과에 들어와서 자율주행 및 무인 항공 기술을 이끌어 주길 바라신다고 선뜻 반겨주셔서 전자과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학부는 기계과를 졸업하여 전자과 교수님들과 완전한 동질성은 떨어지지만, 전자과의 분위기가 제한된 분야의 사람들을 계속 찾는 것보다는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성을 강조해주셔서 같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한 가지 분야가 아니라 기계공학, 전자공학, 항공공학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융합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어떤 시스템이 혼자서 움직이는 무인 자율 이동체입니다. 그에 관해서 하고 있는 연구가 무인 항공기, 자율 주행차, 로봇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도 서로 융합하여 연구하고 있는데 무인 항공기와 로봇을 결합한 비행할 수 있는 로봇, 무인 항공기와 자동차를 결합한 flying car, 자율 주행차와 로봇을 결합한 자율 주행 로봇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모두 결합한 사람이 탈 수 있는 자율주행 드론(autonomous flying car)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자율주행 하나만 해도 굉장히 복잡한 기술이라 저희가 많은 힘을 쏟아 연구하고 있고 드론 자율주행 차량 기반 배송 기술 등의 융합기술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랩이 일이 많아서 앉아서 시뮬레이션을 주로 하는 사람들이 볼 때는 저희 연구가 조금 힘들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활동적인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적합한 랩입니다. 그리고 성과가 눈에 직접 보이는 연구이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우리 연구실에 관심이 많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랩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A. 저는 비전이 있고 가슴이 설레는 그런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실제로도 그러고 있고요. 미래를 내다보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내다보지 않을 때 먼저 유망할 것을 내다보는 통찰력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1991년, 처음 무인 항공기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무인 항공기에 대해 전혀 알려지지 않았는데 저는 그저 재미있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율주행도 국내에서는 아직 자율주행에 큰 관심이 없던 2009년에 처음 시작하였습니다. 항공과 교수로서 자율주행을 다루면 앞으로 유망할 수 있는 화성 탐사 로봇 개발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저는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를 겪어왔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통해서 융합적인 연구를 통한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에 미국 NASA JPL에서 같이 화성 탐사 헬리콥터를 띄워보자고 제안이 와서 저희 랩 학생들을 보냅니다. 현재 화성 탐사 로봇 Curiosity Rover는 땅에서만 움직여서 속도도 느리고 시야도 좁은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희와 JPL, Caltech, MIT 합동연구팀이 지하동굴 탐사 대회를 같이 진행하기로 하여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희 랩이 국내외에서 꽤나 인정을 받고 있고 같이 연구하자는 제안도 들어옵니다.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해보려고 많이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Q. 학생들이 교수님의 연구실로 진학할 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자질이 있나요?

 

A. 먼저, 배워야 할 과목이라면 아무래도 제어가 가장 중요하고 그 외에 회로설계, C언어나 Python 코딩,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을 배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랩이 항공분야, 자동차분야, 로봇분야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오면 좋습니다. 다양한 것을 접하고 만들어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우리 랩에 잘 맞을 겁니다. 또한 우리 랩은 육체적인 활동이 많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활달하며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학생들을 환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전자과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라면?

 

A. 학생들이 좀 더 크고 넓은 시야를 가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미래는 전자공학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있지만, 기본기가 되는 수학, 물리학, 정보학에 대한 기초를 탄탄히 쌓으시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합니다. 적극적으로 본인이 공부해서 알아 나가고 혹여 자기가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소극적인 모습은 버리고 배우는데 열정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가 8, 90년대에 선진국들이 하던 것을 복사하던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중국을 보면 거기에 창의력까지 더해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전 우리의 후발 주자였는데 현재는 우리를 여러 분야에서 추월하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우리나라가 가진 건 기술 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역량을 키워 경쟁력을 높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토끼와 거북이를 보면 토끼가 자다가 거북이에게 밀리지만 세상에는 안자는 토끼들도 많습니다. 정말 뛰어난 천재들이 밤을 새워서 연구를 하면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 노력하는 천재들을 볼 때는 우리 학생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연구하고 공부하는 노력을 해야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심현철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차민준 기자 / krjun0315@kaist.ac.kr

넥슨 레드 인턴 인터뷰

넥슨 레드 인턴 인터뷰

 

최근 전산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서도 전산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로 인해 전산 실무 경험을 위해 인턴을 해보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자연히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EE Newsletter

봄호에서는 학생들에게 인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현재 넥슨 레드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김태겸 학우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1.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13학번 김태겸이라고 합니다. 16년 봄학기까지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을 했고 넥슨

GT에 인턴으로 입사를 하여 현재 넥슨 레드에서 서버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1. 현재 인턴 하고 계신 회사에 대한 소개와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넥슨 레드는 서든어택을 만들었던 넥슨 GT의 자회사입니다. 현재 넥슨 레드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으로는 모바일 게임인 스페셜 솔져와 슈퍼 판타지 워가 있습니다. 제가 주로 진행하고 있는 업무는 로그 수집 및 분석에

대한 일입니다.. 많은 사용자가 게임을 이용하게 된다면 로그들이 실시간으로 많이 쌓이게 됩니다. 이때

이 많은 로그들을 실시간으로 유실 없이 잘 쌓고, 분석하기 용이한 형태로 가공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1. 인턴을 하게 되신 계기와 인턴 신청부터 채용 과정까지를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가 인턴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한 마디로 ‘공부가 하기 싫어서’였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학교에 있던 4학년 봄학기에는

학교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지쳤었습니다. 우연히 같은 학교 친구에게 이 고민을 이야기했었는데 마침 친구의 지인이 넥슨

GT에서 인턴을 채용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 인턴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공고가 나오는 공채가 아닌

상시 채용으로 들어갔습니다. 상시 채용에 지원을 하려면 회사 홈페이지에 있는 상시 채용 정보를 우선 확인하고,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작성해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제출한 문서가 서류 심사를 통과하면 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은 팀 면접과 기술 면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팀 면접의 경우는 직무 적합성을 심사하는 면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그 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듣고 그 업무에 대해 흥미가 있는지, 팀에 들어와서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주로 합니다. 기술 면접의 경우에는

프로그래밍 기술에 대한 질문을 주로 합니다. 그러나 인턴 면접이기 때문에 어려운 질문은 없고 알고리즘이나 자료구조 같은

간단한 개념에 대한 질문을 주로 합니다.

 

 

  1. 인턴의 일과가 어떤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회사에서의 일과는 보통 오전 10시에 시작하고, 오후 7시에 마칩니다. 회사에 출근하면 스크럼이라는 것을 하는데 이때 전날에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후에는 각자 할 일을 하는 일과 시간을

가집니다. 인턴이라고 해도 일반 회사원들과 일과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게임 회사다 보니 일과 중에 게임 컨텐츠에

대한 이해나 피드백 같은 이유로 게임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최근에는 회사에서 타 회사에서 나온 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을 업무 시간 중에 하루에 30분 정도 하도록 장려하고 그 게임을 분석하게 했던 적도 있습니다. 

 

  1. 인턴을 하면서 학교 생활과 다르다고 생각한 부분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인턴 생활을 하면서 회사 생활은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교에서의 과제는 일반적으로 혼자 하거나

기껏해야 4~5명이 조모임을 하는 정도이지만, 실제 회사에서 무언가를 개발할 때는 여러 관련된 팀과 부서들, 거의 수십 명의 사람

들과 같이 협업을 하게 되므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어 한 부서에서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협업하는

다른 부서에 그 일과 관련하여 의견을 지속적으로 묻고 회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학교생활만으로는 이런 것들을 느낄 수

없는데, 인턴 생활을 통해 실제 사회생활에서 다른 사람과의 의견 조율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느꼈습니다.

 

  1. 인턴 생활을 하시면서 좋았던 경우와 힘들었던 경우를 말씀해주세요.     

물론 월급이 들어올 때가 제일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일하면서 얻는 보람도 있었습니다. 한 일화로 예전에 제가 어떤

툴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다른 팀에서 그 툴을 쓰고 좋았다고 말해주어 매우 기뻤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우처럼 인턴

생활을 하면, 학교에서 하는 과제와는 달리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실제로 사용되어 쓸모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노력한 만큼

보람도 얻을 수 있습니다.

힘들었던 경우는 처음 입사해 회사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생활에 적응되었던 터라 10시까지 일어나서 정시에 출근

하기도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또한, 학교와는 달리 여유시간이 별로 없어서 주중에 놀 수 없었다는 점도 힘들었습니다. 학교에서야

오늘 할 공부를 다음으로 미루고 놀 수 있지만 회사에서는 할 일을 다른 날로 미루고 놀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회사 생활의

분위기가 학교생활의 분위기와 다르다는 것 때문에도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는 이윤을 창출하는 곳이다 보니까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1. 전자과 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전자과에서는 개발자 외의 진로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쪽 진로를 지향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쪽 진로를 목표로 삼는다면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에서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턴을 하면서 다른 팀원들과 함께 협업해보고, 본인이 직접

코드를 짜보며 여러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태겸 학우님께 감사드립니다.

 

 

강민기  zzxc1133@kaist.ac.kr

한성원 lion4151@kaist.ac.kr

장민석 교수님 인터뷰

  이번 EE Newsletter 봄호에서는 작년 5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 오신 장민석 교수님을 인터뷰하였다. 장민석 교수님은 KAIST 물리학과

03학번 출신으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응용물리를 전공하셨다. KAIST를 졸업 하신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인터뷰할 때 선배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었다. 장민석 교수님은 나노 단위에서의 광학, 고체물리학을 기반으로 나노 광소자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즉,

플라즈모닉스 물질, 메타 물질, 광-전자 물질을 이미징, 센싱, 정보처리, 에너지 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한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설명과, 학부시절, 대학원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장민석입니다. KAIST 학부 03학번이고, 물리학과를 나왔습니다. 여러분들과 같은 과까지는 아니지만 동문입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에서 응용물리학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작년 5월에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로 임용이 되었습니다.

 

Q)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제 연구분야는 크게 이야기하면 나노광학입니다. 플라즈모닉스와 메타 물질을 이용하여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제가 하는 연구입니다.

빛의 크기가 파장 정도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기존의 광소자들은 크기가 컸고, 소자를 1clip image001 보다 작게 만드는 일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빛과

전자가 결합한 입자인 표면 플라즈몬을 이용하면 광소자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작은 광소자를 이용하여 빛을 작은 공간에

가두면 여러 장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주 얇은 태양전지 안에 빛을 오래 가두어서 효율을 높이거나 센서의 민감도를 높이는 등

다양한 방면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광학적 성질을 가진 물질을 메타물질이라고 하는데 이런 물질을 만들어

빛을 속일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태양전지나 센서에 이런 개념이 상용화 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KAIST에서 학부과정을 마치시고 해외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신 후 다시 KAIST로 돌아오셨는데요. 교수님의 대학생활과,

KAIST에서 학부생과 교수로서 느끼는 차이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대학생 때는 친구들과 운동하거나 게임 하거나 공부하면서 평범하게 지냈습니다. 조금 특별했던 점이라고 하면 저는 숙제를 모두 스스로

풀었습니다. 저는 수업 그 자체보다는 숙제, 시험 등으로 공부를 하도록 도와주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서 수업시간에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강의를 할 때에는 큰 책임감을 느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수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교수와 학생으로서 느끼는 차이는 학교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학부생일 때 창의관과 태울관이 막 지어졌기 때문에 창의관이

제일 좋은 건물이었습니다. 지금 많이 낡아있는 창의관 강의실을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낍니다. 저는 교수로 학교에 오는 것도 재미있고

좋지만 학생 때가 더 재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의 유학 생활은 어떠하였나요?

A) 저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유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물리학과에서 추상적이고 현실 세계와 관련이 적은 학문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원을 응용물리과로 진학했습니다. 다른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처럼 사전에 많은 정보를 조사하고 가지는 않았지만,

큰 문제 없이 순탄하게 유학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 대학원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대학원 생활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을 졸업하고 되돌아보니 대학원 생활은 절벽 사이의 외나무 다리였습니다. ‘안개 속을 걸어갔는데 지나고 보니 외나무다리다.’

라는 말이 저의 대학원 생활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많은 정보를 알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안개 속에서 외나무 다리를 큰

걱정 없이 건널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알면 실패에 대한 걱정이 커져서 더욱 어렵게 외나무 다리를 건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도한 사전 정보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보다는 적당한 사전 조사 후에 자신의 선택을 믿고 나아가는 것도 괜찮다

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KAIST의 학부 교육 수준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대학원 생활을

할 때에 학문적인 기초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었던 적은 없습니다. KAIST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면 이는 세계

적인 대학에 가서도 전혀 모자람이 없을 것 입니다.

 

Q) 어떤 교수님이 되고 싶으신 지에 대하여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연구적으로는 작은 분야에서라도 세계적으로 ‘이 분야 하면 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연구실 내에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막에서

길을 걸을 때 똑바로 걷기 위해서는 기준점이 있어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연구실에서도 피드백이 있어야 바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 교수는 연구실 내에서 그 권한이 크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는 것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 사실에 기반한 연구에 대해

서는 제가 틀렸다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저의 희망사항입니다.

 

Q) 마지막으로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모순되는 조언일 수 도 있는데 첫 번째는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것 입니다. 제가 느낀 바로는 학부 때 공부한 것이 오래가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하는 공부는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그것만 잠깐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체계를 잡는 데에 한계가 있습

니다.

그런데 동시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일과 공부, 인간 관계, 취미’ 이렇게 세 가지 영역에서 균형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면이

있는 사람이 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게 됩니다. 어떤 한 측면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에도, 다른 측면에서 위안을 얻어 버티고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학부생 때 해야 할 일은 이것도 다 챙기면서 공부에도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김정효 기자 wjdgy3746@kaist.ac.kr

조현영 기자 claire514@kaist.ac.kr

조규형 교수님 인터뷰

1972년 카이스트가 설립된 이후 카이스트는 한국의 과학/공학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하였다. 특히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는 기초가 부실했던 한국의 전자공학을 크게 발전시켜왔으며 현재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카이스트의 전자과의 시작을 함께한 역사의 산 증인이자 회로 설계의 대가인 조규형 교수를 만나보았다. 전자과의 현주소와 미래, 아날로그 설계 분야의 전망, 그리고 그가 후배 연구자들에게 전해줄 조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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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선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께서는 무척 오랜 기간 카이스트에 재직 중이신데, 정확히 몇 년도부터 재직하셨나요?

A) 1983년 11월부터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Q. 정말 오랜 기간 재직하셨네요. 교수님을 카이스트 전자과의 산 역사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는데, 그 당시의 전자과는 현재와 비교하면 어떤 모습이었나요?

A) 저는 카이스트 제3회 석사 졸업생이었습니다. 그 당시 카이스트 전체 정원이 135명으로 그 중 전자과 학생이 19명이었습니다. 학과도 몇 개 없었고 교수님도 4분만 있으셨습니다. 당시에는 병역과 등록금 면제, 학자금 지원 등으로 카이스트가 굉장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교수님도 특별 대우를 받으셨고, 자부심이 무척 높았습니다. 75년도에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에 진학하였는데, 이때가 카이스트에서 처음 박사 학생들을 선발했을 때로 전자과에서는 4명이 뽑혔습니다. 이 4명 중 3명이 경종민, 김병국 교수님 등으로 지금 우리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현재와 비교하면 그 당시의 연구 환경은 원 전체에 컴퓨터가 1대 있었을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Q. 카이스트 전자과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사실 카이스트 전자과는 국내에서 상대가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위상이 상당히 높습니다.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만을 봐도 우리 학교가 석권하고 있고요. 국외에서도 카이스트가 굉장히 많이 알려져 있으며 상당히 top class에 속해 있습니다. 반도체 회로 설계 분야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ISSCC라는 학회가 있습니다. 회로 설계 분야는 칩을 만들고 동작 시킨 것이 논문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 나라의 기술력을 대변하는데, 2000년대 전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ISSCC에 거의 논문을 못 냈습니다. 전부 미국, 유럽, 일본이 독식하고 있었죠. 하지만 최근 10년 통계를 보면 카이스트가 세계에서 ISSCC에 가장 많은 논문을 낸 기관이 되었습니다. 매년 대학들이 ISSCC에 낸 110여 편의 논문 중 10편 이상을 카이스트에서 낸 것입니다. 이 결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는데, 학회 역사 60년 동안 매년 나라, 학교별로 통계 발표를 하던 것을 중단하였습니다. 카이스트가 계속 1등을 하니까요. 즉, 반도체 회로 설계 분야는 카이스트가 세계에서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에 해외 기업에서는 카이스트 졸업생을 뽑을 때, 미국 일류 대학 졸업생과 동등한 조건으로 데려간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ISSCC와 같이 공개경쟁을 하는 곳에 나가 1등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해외에서도 카이스트를 알게 되겠죠.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이를 위해서는 연구를 잘 해야 합니다.

 

Q. 지금까지 해오신 연구와 현재 집중하고 계시는 분야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A) 저는 전공을 한 번 바꿨습니다. 2000년 이전에는 전력 전자 분야였습니다. 제가 카이스트에 처음 입학했을 때는 우리나라에 반도체 회사가 없었습니다. 회로 설계를 하고 싶은데, 이를 전공해서 취업할 곳이 없는 것 입니다. 칩을 만들 수도 없어 어디에 논문을 낼 수도 없었습니다. 환경이 안 됐죠. 그래서 전력 전자 분야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력 전자 분야는 제가 국내에서 거의 최초였습니다. 80년대에서 2000년까지 그쪽 분야를 연구하여 많은 졸업생을 배출하였고, 졸업생들이 High Power 분야로 취업과 창업을 많이 하였습니다. 코스닥 상장을 할 정도로 잘 된 회사들도 몇 개 있는데, 보통 전동차, 고속 전차, 핵융합 발전소 등의 매우 큰 power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 속해 있습니다. 아마 지금 유럽에서 짓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핵융합 발전소의 power supply를 우리 졸업생이 만든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전력 전자 분야에서 크게 성공을 하였는데, 90년대 말쯤 되어서 삼성전자에서 메모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메모리가 한창 뜨면서 매스컴에서 메모리에 관한 찬사가 이어졌지만 오직 메모리 밖에 할 줄 몰랐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쪽은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메모리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메모리도 전자공학에서 중요한 분야지만 전체 시장에서는 시스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메모리 시장보다 4배 정도로 훨씬 큽니다. 이 시스템 반도체에 속하는 아날로그 분야도 상당히 큰데 우리나라는 이 분야가 매우 취약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전자공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분야 말고 다른 분야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날로그 분야였으므로 아날로그 인재들을 양성하고, 해당 분야를 발전시켜 사회에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반도체 시장은 제가 주력으로 했던 전력 전자 분야보다도 훨씬 컸고, 전력 전자 분야는 이미 상당히 백그라운드가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전력전자 분야에서 아날로그 회로설계 쪽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회로설계관련 연구를 확대하며 해당분야에 집중하였고 2006년 이후부터 우리 연구실에서 ISSCC에 논문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매년 꾸준히 논문을 냈고 2013년에는, 60년 ISSCC 역사에서 가장 많이 논문을 낸 10개의 그룹과 최근 10년간 논문을 가장 많이 낸 10개의 그룹을 뽑는 통계에 당당히 16인 이내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카이스트 전자과에서는 저(조규형 교수)와 유회준 교수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좋은 성과를 내왔고 이에 우리 연구실 졸업생들은 연구실에 대해 자부심이 높습니다.

 

Q. 연구뿐만 아니라 창업에도 관심이 많으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창업에 관련해서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A) 저는 벤쳐 붐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창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이스트 설립자 ‘터만’ 교수가 저에게 “지금 당신의 목표는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것이지만 20년이 지나면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2000년이 되고 설립 후 30년이 지난 후에도, 실상은 거의 처음과 같았습니다. 다른 쪽으로 가야 할 길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본 결과, 우리가 살 길은 벤처기업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벤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홍보하였습니다. “See KAIST”(여러 산업체를 부르고 연구/개발 중인 기술을 시연, 소개하는 행사) 행사도 전자과에서 처음 시행하여 약 10년 동안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다 직접 창업을 하게 되었고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학생들과 회로설계 연구자들에게 창업에 관한 영감을 줄 수 있었고 저 자신에게도 연구가 아닌 다른 분야에 힘을 쏟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Q. 회로 분야로 대학원이나 취업을 생각하는 학부생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학문적인 조언이 있을까요?

A) 학부생들에게는 학교의 커리큘럼을 잘 따라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학부는 기초를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자신의 적성에 맞고 끌리는 분야로 진학해야 합니다. 공부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데 그쪽으로 이어서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Q. 연구를 잘하는 학생은 어떤 학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연구를 잘하려면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창의력이 있는 학생도 있고, 창의력이 조금 부족하지만 아주 열심히 하는 학생도 있고, 감이 부족해서 굉장히 노력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감을 완전히 잡게 되면 기업에 가거나 창업을 하더라도 자신감이 생깁니다.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노력해서 보완하면 괜찮습니다.

 

Q. 집필하신 전자회로특론 책이 기존의 교재와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무척 유명한데요, 이를 국내외 다른 학교 학생들도 배우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전자회로특론 수업은 오직 카이스트 학생들만이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제가 2018년 여름에 은퇴할 예정이기 때문에 내후년 봄까지는 수업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그 이후에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전자회로특론 책은 오직 국문 판으로만 내고 영문판이나 논문으로는 내지 않아 해외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외부로 서서히 퍼지기는 하겠지만, 천천히 퍼지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강의를 하였기 때문에 졸업생들을 통해 퍼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의 한 교수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제 책을 타이핑하여 번역기로 번역해서 공부하고 있는데, 원본을 보내줄 수 있는 지 물었습니다. 물론 거절하였지만, 후에 영문판이 나오면 해외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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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님에게 교수라는 직업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저에게 교수의 의미는 학생들과 같이 소통하고 연구하는 것입니다. 학생들과 소통하고 같이 연구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교수가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그것에 만족하고 즐기고 있습니다. 다만 교수가 될 때 저는 산업체 경험 없이 박사학위를 받고 POST-DOCTOR로 2년을 지낸 후 바로 KAIST 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산업체 경험을 쌓고 다시 교수직으로 돌아오신 분들이 있는데, 기업 경력이 있으니 기업과의 연결 포인트도 있고 필드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를 하고 싶다면 기업체 경험을 해보고 교수로 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적인 경험을 해보고 오면 학생들을 더욱 잘 지도할 수 있고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Q. 어떻게 오랫동안 연구에 대한 열정을 유지해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열의를 유지한다기 보다도, 학생들이 열정이 있으면 같이 열의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이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으면 같이 따라가 줘야 하므로 자연히 열의가 생깁니다. 전 세계에서 카이스트를 No. 1으로 올리고자 하는 목표도 연구를 계속하게 하는 동기입니다.

 

Q. 교수님이 연구해온 아날로그 회로의 미래 전망에 대하여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A) 디지털로 바뀌면서 아날로그는 한물갔다고 이야기하지만, IC 회로 칩 설계는 여전히 아날로그 엔지니어를 필요로 합니다. 소자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아날로그처럼 동작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 아날로그 분야의 연구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 분야는 상당히 복잡하고 재능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엔지니어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날로그 엔지니어의 희소성이 높아 그 가치가 더 높아질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날로그 엔지니어의 급여가 높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전자공학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A) 전망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제가 70년 초반에 입학할 때 전자공학이 모든 분야를 통틀어 인기가 최고였었는데, 지금까지도 그 인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50년 동안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학과가 지금껏 없었고, 이를 유지한 것은 기적적이고 엄청난 것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지만, 저는 정보혁명을 대체할만한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소프트웨어 쪽이 주목 받고 크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받쳐줄 하드웨어가 필요합니다. 하드웨어 없이 소프트웨어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하드웨어로서의 전자공학은 유지되리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신 조규형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세엽 기자, kimsy9509@kaist.ac.kr

정윤태 기자, yuntae1000@kaist.ac.kr

김정효 기자, wjdgy3746@kaist.ac.kr

 

이현주 교수님

여러분이 학부 생인 지금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꿈을 꾸고 꿈을 향해 첫 한발을 내딛는, 매우 중요하며 또 그만큼 행복한 시기이다. 본인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처한  상황은 어떠한지,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있는지 등 평생을 해왔던 현실적인 고민과 걱정은 잠시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그리곤 본인에게 모든 것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 심각하게 고민해 보도록 하자.

“꿈에 날짜를 더하는 순간 목표가 된다.
목표를 시간으로 나누면 계획이 된다.
계획 한 것을 지금 할 일만 하면 된다.
그러면 그 꿈은 실현된다.

꿈 + 날짜 = 목표
목표 ÷ 시간 = 계획
계획 × 실행 = 꿈 성취”
– 골프선수 김효주의 꿈 노트 中 –

프로골퍼 김효주 선수의 꿈 노트이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의 여학우는 모두 능력이 있고 성실하다. 목표를 실현하는 것에 있어서 문제없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어떤 목표를 설정하는 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배현민 교수님

시대가 계속 흘러가다 보니, 전통 전자공학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에서만 반도체 회사가 600개가 넘었고,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고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자공학을 기피해야 될까, 전자공학에서 길을 찾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에 답을 드리기 전에, 하나의 예시를 들겠습니다. 구석기 시대에서는 대장장이였던 신라의 석타래가 그랬듯이 철을 다룰 수 있으면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철을 다루는 사람은 흔한 대장장이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의 종류보다 그 일이 얼마나 희소성 있느냐가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임스 와트는 철을 이용하여 증기기관을 만들었는데, 일종의 대장장이 기술을 이용하여 증기기관이라는 새로운 컨셉을 만들어 산업혁명을 이끌었습니다. 즉, 기존의 적절한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것이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 중 시스템을 구현하는 측면에서 전자공학만큼 form factor에 낮은 power, 정교함을 가진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자공학을 배우는 것은 굉장히 유용한 도구를 배우는 것입니다. 물론 그 도구 자체가 목적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이 됩니다. 이에 저는 카이스트 학생들이 전자공학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상위의 개념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폭넓게 공부를 하고 시야를 넓혀 전자공학과 다른 학문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디바이스를 개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민규 교수님

꽤 오랫동안 외국에서 일을 하면서 카이스트 학생들이 뛰어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외국의 유수 대학들을 졸업한 다른 학생들과 카이스트 출신의 후배들을 비교해봐도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훌륭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특히 전자공학 분야에서는 카이스트의 연구 역량과 업적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카이스트 학생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배님들이 쌓아 오신 훌륭한 업적들로 인해 생긴 명성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그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겠지요.

요즘은 무엇보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어야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세상에 영향을 주는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대인관계에도 신경을 쓰면서 생활하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소홀히 하면 물론 안됩니다.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한 깊이를 갖추는 것이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요즘 어디를 가도 융합이란 말을 가볍게 씁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너무 쉽게 융합 만을 논하면 안됩니다. 또 융합 연구를 위해서 어떤 것들이 정말 필요하게 될 지도 모르는 다른 분야의 지식들을 미리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지만, 필요할 때 다른 분야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연구의 기본이 되는 과학과 공학의 기초 개념 및 지식, 그리고 잘 단련된 과학적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필요한 분야의 지식을 그때그때 빠르게 익힐 수 있는 중요한 자질이 될 것 입니다.

제민규 교수님

저는 사실 학생 때 꼭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 지가 목표가 될 수는 있지만 교수가 되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든 외국에서든 자신이 하고 싶어하던 연구를 즐기면서 정신 없이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깁니다. 그 때 만약 교수로서 연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교수가 되는 길을 걸으면 되겠지요. 카이스트 학생들이라면 하고 싶은 연구를 열심히 하다 보면 누구든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