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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인터뷰

MIT 기술개발프로그램 조교수 유담 동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모두 마치고 올해 졸업한 유담 동문이 올해 4월 초, 아랍에미리트 공화국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마스다르과학기술원(Masdar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MIST)에 아시아 학교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조교수로 임용되었다. MIST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MIT)이 아부다비 정부와 협력하여 세운 국제 학교로서, 신 재생 에너지분야 연구중심대학원이다. EE Newsletter에서는 박사 졸업 직후 조교수로 임용된 유담 동문을 인터뷰 하는 시간을 가졌다.

Q. 임용되신 MIST 교수직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MIST는 MIT가 기술개발프로그램(Technology and Development Program∙TDP)의 일환으로 아부다비에 설립한 학교이며, TDP는 MIT의 운영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이 중 회로분야 교수로 임용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초기 1년은 MIT에서 강의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후에 MIST로 옮겨서 계속 연구를 하게 됩니다.

Q. 박사 과정을 끝나자마자 교수직을 얻으셨는데, 어떻게 해서 가게 되셨나요?

A. ISSCC등의 학술회의 및 워크샵에서 발표했던 연구 결과를 MIT 교수들이 저의 박사 1년차 때부터 주목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08년과 2009년 말 MIT에서 주최한 “차세대 의용전자시스템 워크샵(Workshop on Next Generation Medical Electronic System)”에 초청받아 발표하러 갔었는데, 이 때 TDP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Anantha P. Chandrakasan 교수가 졸업을 앞둔 저에게 MIST 교수직을 제안하였고, 고민 끝에 결정 하였습니다.

Q. 다른 진로를 택하셨어도 성공하실 것 같은데, 교수직을 원래부터 원하셨나요?

A. 최종 목표는 교수였으나, 먼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MIST-MIT TDP에 관하여 제안을 받았을 당시,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아부다비는 AMD와 손잡고 GlobalFoundries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세계 3위의 반도체생산업체인 Chartered를 사들이는 등, 신재생 에너지와 헬스케어와 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좋은 결과들을 내어 놓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어디에 있더라도 연구를 열심히 할 수 있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Q. 박사 1년차 때에 MIT 교수들에게 주목을 받으셨다고 하셨는데, 연구 주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착용형 헬스케어(Wearable Healthcare)를 위한 저에너지 회로 및 시스템을 연구하였습니다. 만성 질환자들의 건강은 한 번 나빠지면 되돌리기가 힘들기 때문에 건강 상태를 항시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쓰기 쉽도록 반창고 형태의 센서를 이용해 심전도나 다른 생체 신호들을 찾아낼 수 있도록 회로를 설계했습니다. 이때 몸에 붙일 센서는 일반적으로 1주 이상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를 이용할 경우 안전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센서는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도록 하였고, 이를 위한 고효율 정류회로를 제안하였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Ag/AgCl 습식 전극은 오랜기간 착용할 경우 피부자극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천 위에 인쇄한 건식 전극을 만들었고, 이를 위한 회로를 별도로 개발하였습니다. 한편 천 위에 칩을 직접 붙이고 전극을 인쇄하는 기술을 활용한 센서를 제안하여, 회로를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았습니다.

Q. 후배들을 위한 조언 부탁 드립니다.

A.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면, 남들과 비슷한 길을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를 다른 이들과 차별화를 시켜야 자신만의 길로 갈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원을 들어온 사람은 대학원 시작 때부터 자신이 무엇을 할 지 생각을 잘 해야 하겠지요? 왜 KAIST에 왔고, 왜 대학원을 진학하여 석∙박사를 하는지 생각을 잘 해서, 졸업 직후에 더욱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던 사람과, 주위를 보고 그냥 따라가는 사람들은 졸업 시점에 차이가 납니다.

또한, 연구 내용 뿐 아니라, 인맥, 학술회의, 이력서 이 세 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평상시 지도교수님을 통하여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학술회의에서 발표 한 후에는 사람들과 명함을 교환하는 데에서 끝내지 말고, 계속해서 연락을 유지해서 나의 인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그 전에 좋은 연구 결과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잘 홍보해야 하겠지요. 이렇게 하기 위해서, 영어는 평상시 토론에서 논쟁을 벌일 수 있을 정도로 준비 해 두어야 합니다.

이력서는 대학원생의 경우에, 대학원 들어오면서 바로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채울 것이 몇 줄 없겠지만, 논문, 특허,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때 마다 조금씩 업데이트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1903년 10월 3일자 뉴욕 타임즈 칼럼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는 기계(비행기)는 수학자와 공학자들이 지금부터 백만 년에서 천만 년 정도 연구하면 현실화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칼럼이 나온 같은 날에 라이트 형제의 일기에는, ‘우리는 오늘 짐을 풀고 작업에 들어갔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우리들은 이 일화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전에 대한 생각이 담긴 자신만의 문구가 있으면 힘들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반갑게 맞아주시며 인터뷰에 응해주신 유담 동문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윤종혁 기자 / yjhhjy@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