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PEOPLE & LIFE

학부생들에게

배현민 교수님

시대가 계속 흘러가다 보니, 전통 전자공학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에서만 반도체 회사가 600개가 넘었고,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고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자공학을 기피해야 될까, 전자공학에서 길을 찾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에 답을 드리기 전에, 하나의 예시를 들겠습니다. 구석기 시대에서는 대장장이였던 신라의 석타래가 그랬듯이 철을 다룰 수 있으면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철을 다루는 사람은 흔한 대장장이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의 종류보다 그 일이 얼마나 희소성 있느냐가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임스 와트는 철을 이용하여 증기기관을 만들었는데, 일종의 대장장이 기술을 이용하여 증기기관이라는 새로운 컨셉을 만들어 산업혁명을 이끌었습니다. 즉, 기존의 적절한 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것이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 중 시스템을 구현하는 측면에서 전자공학만큼 form factor에 낮은 power, 정교함을 가진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자공학을 배우는 것은 굉장히 유용한 도구를 배우는 것입니다. 물론 그 도구 자체가 목적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이 됩니다. 이에 저는 카이스트 학생들이 전자공학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상위의 개념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폭넓게 공부를 하고 시야를 넓혀 전자공학과 다른 학문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디바이스를 개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