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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변증남변증남
걸어오신 길(1943-)

2017년 2월 23일 74세를 일기로 별세하신 고(古) 변증남 교수님은 '대한민국 로봇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하신 로봇학계의 거목이셨습니다.
변증남 교수님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미국 아이오와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수학 석사 학위를 받으셨으며, 1977년 귀국하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로 2009년까지 재직하시는 동안 전자공학과 학과장 3회, 교수협의회 회장, 교무처장 겸 학장, 공학장, 산업경영연구소장 겸 정보전자연구소장 등을 역임하셨고, 이후 울산과학기술원(UNIST)으로 자리를 옮겨 석좌·명예교수로 지내셨습니다.
변증남 교수님은 시스템 제어, 소프트 컴퓨팅, 재활 로봇 분야 연구와 교육에 헌신하시며 저널논문 314편, 학술대회논문 534편, 특허출원 22편, 저서 5편을 저술하셨고, 박사 64명, 석사 117명을 지도 양성하셨습니다. 퍼지 이론을 통해 퍼지 세탁기, 뉴로 퍼지 에어컨, 인공지능 자판기 등 가전 및 산전제품의 지능 시스템 시대를 개막한 주역이시며, 또한 재활·복지 로봇 기술을 통해 노약자 및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재활·복지학에 로봇 공학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기술분야를 연구하셨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제조 장비를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연간 3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와 연간 500억원의 수출실적을 얻어 과학기술 산업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셨습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02년 한국인 최초로 World Automation Congress에서 공로상을 수상하셨고, 그 외 대한전기학회 학술상, 대한전자공학회 학술상과 해동상, 과학기술처 장관상, 산학협동재단 산학협동대상, 한국과학재단 30대 우수연구성과상, 과학기술훈장 2등급 혁신장 등 수많은 수상이력을 남기셨습니다.
변증남 교수님은 학문적으로 큰 공적을 남겼을뿐만 아니라 대한 전자공학회 회장, 한국 퍼지 및 지능시스템학회 회장, 한국 로봇공학회 회장, 한국 공학한림원, 한국 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등으로 국내 학술발전에 공헌하였으며, 1993년 국제 퍼지시스템학회, 1999년 IEEE 국제 퍼지 학술대회의 총회장을 맡으시는 등 국내외 학계에서 기념비적인 리더십을 보이셨습니다.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한국 로봇계의 대부이신 변증남 교수님은  ‘우리나라가 지능로봇 기술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로봇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또 학생들에게 ‘항상 중심으로 가서 부딪혀라’라고 조언했고, ‘남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만드는 것이 공학도의 의무’ 라고 지도하셨습니다. 변증남 교수님의 아들 변영재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님은 “과학자의 길을 가르쳐주신 인생의 본보기셨다”고 아버지를 기억하였으며, 제자인 조영조 한국로봇 학회장은 “무척 엄격하셨지만 연구실 밖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하신 분이었다”고 회고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교수님은 공학 뿐만 아니라 집필, 작곡, 합창, 회화에 능한 다재다능함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변증남 교수님의 출중한 인간적·학술적 발자취는 오래도록 저희 곁에 남아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