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EE Newsletter에서는 나로과학위성과 관련한 조사를 하고 KAIST 인공위성 연구센터를 방문하여 인터뷰를 하여 나로 과학위성에 사용된 전자공학 위성 기술과, 더 나아가 우주과학기술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 기사를 통해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우들이 우주 과학 기술과 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고 이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Q. 박성동 이사님,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KAIST 통합 전 학부과정이었던 한국과학기술대학 86학번 출신입니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이자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전인 1992년에 발사된 ‘우리별 1호’의 개발을 위해 영국 University of Surrey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1992년 7월말 귀국한 이후 1999년 말까지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약 8년동안 연구원으로 재직하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별 2호’, ‘우리별 3호’ 의 개발 Project Manager를 맡은바 있습니다. 현재는 ㈜쎄트렉아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Q. 쎄트렉아이의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당사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우리별 2호’, ‘우리별 3호’ 등의 소형 인공위성 개발에 참여했던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핵심인력들을 중심으로 1999년 12월에 설립되었습니다. 2008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었으며 전체인원 중 60%이상이 석ㆍ박사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는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수출기업입니다.
회사의 주 매출원은 해외 정부기관으로부터 소형 지구관측 위성사업을 수주하여 인공위성 완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며 현재까지의 해외 사업수주 규모는 총 1,300억원에 달합니다.이와 더불어 국내에서 개발되는 모든 인공위성사업에 지상국과 위성 부분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인공위성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원자력안전분야 및 국방분야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쎄트렉아이를 창업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A.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의 모든 기술을 집대성한 위성 ‘우리별 3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던 1999년에, 인공위성센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의 통합설로 술렁이고 있었습니다. 즉, 당시의 과학기술부는 인공위성연구센터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중복연구 비난여론이 일자 인공위성 개발 역량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통합하여 운영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통합되면 인공위성연구센터의 정부지원은 전면 중단 될 것이며, 소속 인력들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흡수 되거나 각자의 진로에 따라 흩어지게 될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학생시절부터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들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그 동안의 연구성과가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 그 동안 축적된 위성개발 기술과 인적 네트워크 등을 무기로, 우리의 힘으로 만든 위성을 해외에 수출해 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쎄트렉아이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이공계 관련 연구 분야에만 종사하시다가, 벤처 창업을 통해 급작스럽게 회사 경영을 하게 되셨습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어떤 점이 힘드셨는지, 또한 지속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하셨는지 설명 해주시겠습니까?
A. 회사 운영이라고 하지만 실제 일을 하는 측면에서는 과거와 별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훨씬 높은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고, 더욱이 외국에 위성을 판다는 사실 때문에 내부 구성원들도 자부심과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회사의 지속성을 유지한다는 건 설사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항상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측면일 것 같습니다. 쎄트렉아이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 아니라 강하지만 작은 기업을 추구하고 있으며 가급적 회사의 핵심사업영역인 소형지구관측위성 개발업무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유지하되 파생사업은 가급적 별도조직으로 분리,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 설립기반이 마련되면 자회사로 독립하려는 계획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회사의 사업영역 확대와 구성원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역할 확대에 대한 욕구를 이런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Q. 현재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나 연구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을 비롯하여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인공위성관련 사업과 위성영상 판매 및 서비스 사업, 방산 사업, 환경방사능감시기 사업으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핵심사업은 인공위성관련 사업이며, 지구관측 소형인공위성시스템의 3대 핵심기술인 위성 플랫폼, 전자광학카메라, 위성영상수신처리 및 관제 지상국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핵심기술들에 대해 고 신뢰도의 제품을 납품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도전과 기술혼’, ‘고객에 대한 진실’, ‘구성원의 안녕’이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2020년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항공분야 강소기업’ 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소형지구관측위성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위치에 도달하였습니다만 거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우주시장에서 비교우위의 핵심역량과 시장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차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Q. 전자과 후배이기도 한 입장에서 선배님의 진로 결정 과정이 궁금합니다. 학부 시절 어떻게 인공위성이라는 분야에 빠지게 되셨나요?
A. 학부시절 4학년이 될 때까지 무엇을 해야겠다는 뚜렷한 목표보다는 마음속에 막연히 유학을 가겠다는 생각만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내 게시판에 붙은 유학생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고 그 순간 “이왕 유학을 갈 바에야 내 돈 들이지 말고 유학을 가는 것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 가벼운 마음으로 유학 설명회장을 찾았습니다.
이렇듯 막연한 생각으로 들어선 설명회장에서 최순달 교수님께서 칠판에 적어 놓으신 “Devotion(헌신)”이라는 단어를 보고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최순달 교수님은 당시 이 단어를 설명하면서 “너희가 잘나서 공짜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는 만큼 국가에 이바지 하라는 뜻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제까지 무료로 제공되는 학교수업과 각종 혜택을 너무나 당연시 해왔고 그로 인해 안일한 마음으로 생활해오던 저에게 최순달 교수님의 한마디는 강력한 자극을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이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뚜렷한 목표를 갖고 사회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서 유학 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순간이 저의 진로뿐만 아니라 지금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Q. 벤처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학생들에게 하실 충고나 조언 있으신 가요.
A. 늘 하는 얘기지만 창업에 대한 꿈을 갖고 있는 후배들과 친구들에게 몇 번 더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도 꼭 창업을 하고 싶다면 ‘사장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읽어 보라고 합니다. 창업은 본인에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고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과정이면서 함께 일하는 동료와 구성원들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합니다. 개인의 꿈을 성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을 기대한다면 한편으로 자신과 함께 하는 구성원들의 미래에 대한 책임의식도 함께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할 의사가 있다면 미리부터 창업에 필요한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철학, 예술 등 다방면의 책들을 읽고 또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또한 함께 동고동락할 최소한 두 명의 친구와 의기투합하여야 합니다. 그들과 창업을 위한 나름대로의 원칙을 정해야 합니다. 어려울 때는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소파에서 새우잠을 잠을 자고 좋은 결과를 얻을 때는 또 수익 배분으로 분란이 일어나기 십상입니다. 돈을 번다는 것은 창업의 가장 명확한 동기부여 요인이지만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창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보다 더 큰 명분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와 원칙이 필요합니다.
Q. 오늘날도 많은 학생들이 성적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같은 학과의 선배님이자 인생의 선배님으로서, 마지막으로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생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이런 말을 들으면 제일 먼저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본인들이 얼마나 ‘세상에서 복 받은 자’인지를 깨우쳐 주고 싶습니다. 옆 사람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만 스스로 그것을 경계하고 더 큰 그림과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30세까지는 세상이 나에게 부여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무엇을 하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행동하다 보면 누구나 언젠가는 그 소명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이미 선택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 운명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기사를 작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박성동 이사님 외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수영 기자 / sylee710@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