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외국에서 일을 하면서 카이스트 학생들이 뛰어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외국의 유수 대학들을 졸업한 다른 학생들과 카이스트 출신의 후배들을 비교해봐도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훌륭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특히 전자공학 분야에서는 카이스트의 연구 역량과 업적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카이스트 학생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배님들이 쌓아 오신 훌륭한 업적들로 인해 생긴 명성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그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겠지요.
요즘은 무엇보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어야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세상에 영향을 주는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대인관계에도 신경을 쓰면서 생활하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소홀히 하면 물론 안됩니다.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한 깊이를 갖추는 것이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요즘 어디를 가도 융합이란 말을 가볍게 씁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너무 쉽게 융합 만을 논하면 안됩니다. 또 융합 연구를 위해서 어떤 것들이 정말 필요하게 될 지도 모르는 다른 분야의 지식들을 미리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지만, 필요할 때 다른 분야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연구의 기본이 되는 과학과 공학의 기초 개념 및 지식, 그리고 잘 단련된 과학적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필요한 분야의 지식을 그때그때 빠르게 익힐 수 있는 중요한 자질이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