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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멘스 대표이사 유태경 동문

2014년 9월 19일, 카이스트 정보과학기술대학에서 ‘㈜루멘스’ 유태경 대표 이사가 “올해의 동문상’을 수상하였다. LED TV의 LED 광원, 스마트폰의 Flash LED, 자동차에 쓰이는 LED 광원 그리고 최근에는 LED 조명 광원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루멘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LED 기업이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유태경 박사는 2000년 LED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고 2009년부터 TV에 LED 광원을 처음으로 접목하여 LED 광원을 출시하였다. 그리하여 당시 매출액이 약 600억 원이었던 ‘㈜루멘스’는 계속 성장하여 2014년에 외형 매출액이 약 5000억 원 넘는 세계적으로 Top 10 안에 들어가는 LED 회사가 되었다. 이번 EE Newsletter 가을호에서는 ‘㈜루멘스’라는 기업을 통해 카이스트 동문들의 이름을 드높인 유태경 대표이사를 인터뷰하였다.

Q. 유태경 박사님의 학창 시절, 더불어 카이스트에서 보내신 경험들에 대해 들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A. 저는 1983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홍릉 캠퍼스에서의 석사 생활을 시작으로 카이스트와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그 당시 카이스트는 국내 최고의 대학원 과정으로, 최첨단 과학실험 설비가 국가에서 지원되고, 외국에서 명망 있는 훌륭한 교수님께서 속속히 들어오시며,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국가의 모든 자원들이 집결하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파격적으로 병역 특례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을 해서,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만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KAIST는 그 당시 대한민국으로 집결할 수 있는 최고의 인재, 교수님, 국가자원 투입 등 전폭적 지지 기반이 구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는 나라 전체가 가난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대한민국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 하나 빠짐없이 밤을 새워서 학습과 연구 개발에 몰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홍릉 캠퍼스는 소수의 대학원 과정 중심이어서 학생 수도 적었고, 최고의 보안을 책임지는 수위 아저씨들마저 모든 학생들을 면면히 기억할 정도여서, 외부인의 출입 통제가 자연스레 엄격해졌습니다. 지금도 그럴 것이지만 홍릉 캠퍼스 입구의 길가에는 오래된 은행나무들이 즐비했고, 가을이 되면 노란 은행과 단풍이 절경을 이뤄 과학 기술로 메마른 젊은 청년들의 정취를 보완해 주는 멋진 캠퍼스였다고 기억합니다.

전기 및 전자공학과 입학 후 석사 1년 차 때 매주 실험 과제가 부여되고 이를 완성시켜야 하는 악명 높은 실험 과목이 있었습니다. 매주 새로운 프로젝트의 이론을 이해하고 실험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인데, 난이도 높은 실험을 증명하기 위해 밤을 새워 실험했던 지옥 훈련은 모든 졸업생들에게 아직도 생생한 기억일 것입니다. 컴퓨터 발전의 초창기였던 만큼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하여 카세트 녹음 테이프에 직접 저장한 뒤에, 다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원신호로 재생 출력했던 것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당시 날씨가 더운 여름이어서 테이프가 늘어나, 누구는 되고 누구는 되지 않던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Q.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하신 것이 삶에서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지금 생각하면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는 대한민국의 전자산업을 구축하는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거의 모든 산업이 미개척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전자공학은 급격히 발달하여 반도체, 통신, 광학, 영상처리, 회로, 고주파, 광학 그리고 제어 등 다양한 산업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전자공학은 과학기술에서 다룰 수 있는 기초 근간 지식을 응용하여 사람이 가장 가깝게 느끼는 제품과 기술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특히 KAIST 교육은 기본이론을 배우고 이를 실험으로 증명하고 응용하는 과정, 즉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적용, 구현되는 현실적인 과정 위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배웠던 전자공학 기초 지식은 기술 발달이 급속히 진행되는 현재 전자산업을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유태경 박사님께서 ‘㈜루멘스’의 대표 이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83년 석사 1년 차 2학기 세부전공과 실험실을 정할 즈음, 그 당시 미래 기술로 연구비가 집중되었던 분야가 광전자 분야였고, 전 세계 광전자 반도체 열풍이 불던 시대였습니다. 광전자 분야는 반도체로 빛을 방출하는 광원 LED(Light Emitting Diode)/LD(Laser Diode)를 만들 수 있고, 초고속 반도체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도체에 전류를 가하면 복잡한 양자역학 이론에 의해 다양한 빛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신기했고, 광통신 LD, CD/DVD/Blue Dice 광 저장장치, Display 광원 등 응용 분야가 계속 확대되는 분야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신기하게 여겼고, 미래 기술이 실용화되는 것에 꿈이 부풀어 광전자 연구 분야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광전자 분야를 처음으로 했기 때문에, 광전자 연구실에서 장비를 직접 만들고 기초적인 소자를 제작하여 실험, 검증하는 것이 중요한 교육 내용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이론, 설비, 공정, 소자 설계, 평가 등 전 범위를 처음부터 직접 해야만 하는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국내 대기업 연구소에서 기술 개발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당시 연구원을 교육하고 장비를 설계해서 만들고 반도체 LED 제조라인을 설치하고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복잡한 원자단위의 결정성장(MOCVD)을 하고, 반도체 Chip을 설계, 제작하고서는 그 반도체 Chip에서 파란 색깔의 빛이 나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은 제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국내 첫 개발이었고 세계에서 몇 번째였습니다. 그 당시 여기에 관여했던 연구원들이 국내 초창기 LED 산업에 주요 근간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벤처 창업 열풍이 불 때 마침 실리콘밸리 투자 관련 출장을 경험하였고, ‘국내에서 새로운 분야에 창업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여, 2000년 LED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세계 몇 안 되는 LED Chip 회사였습니다. 벤처로 보기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회사였습니다. 여기서 LED Chip을 생산하여 국내 판매 및 해외 수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당시 LED 회사가 몇 개 없었는데 Chip과 완제품을 개발•생산하는 ‘㈜루멘스’를 하게 되었고, 2009년부터 TV에 LED 광원을 처음으로 접목하는 LED 광원을 출시하여 2014년까지 꾸준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루멘스’는 2009년 매출액이 약 600억 원이었는데 계속 성장하여 2014년에 외형 매출액이 약 5,000억 원 넘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Top 10 안에 들어가는 LED 회사가 된 것입니다. 자체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하여 이러한 기반을 구축을 한 것이 뜻 깊다고 생각합니다.

Q. 카이스트 동문상을 받게 된 경위와 그 소감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A. 현재 ‘㈜루멘스’는 LED TV LED 광원, 스마트폰 Flash LED, 자동차에 쓰이는 다양한 LED 광원, 최근에는 LED 조명 광원으로 확대하여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부터는 세계 최초로 Ag-free Flip Chip LED를 개발•생산 출시하였습니다. 이 기술은 현재의 LED 기술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핵심기술로 LED 전반에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신기술은 KAIST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개발된 것이고 세계에서 호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LED 조명에 응용되는 새로운 방식 AC driving 기술을 개발 접목하여 신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향후 LED는 기존 조명을 대체하게 됩니다. LED 조명을 켜기 위해서는 AC(교류)를 DC(직류)로 변환해야 합니다. AC 전원을 DC로 전환할 때 필요한 전력변환장치는 현재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전력변환장치를 반도체로 대체하는 몇 가지가 시도되고 있는데 이 또한,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루멘스’가 새롭게 개발한 AC-DC 변환 신기술은 AC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한 기술입니다. 이 제품도 전 세계 여러 고객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새롭게 출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술 역시 KAIST 졸업생이 개발한 기술입니다.

이토록 국내 LED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직접 창업하여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것에 더불어, 새로운 신기술을 세계에 출시하는 것에 힘입어서 동문상을 수상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훌륭한 선후배들이 많은데 이 상을 제가 받아도 될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루멘스’는 계속 매년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LED는 성장하는 산업으로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이 여기에 진출하고 있고,

‘㈜루멘스’는 국내의 신기술로 LED 산업의 새로운 변혁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발전들을 젊은 연구진들에 의해서 이루어내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루멘스’의 비전이라 생각합니다.

Q. 카이스트 학생들 사이에 벤처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A. 벤처 창업은 우선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시작해야 하며, 시작하기 전에 여러 가지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엔지니어들이 자기중심, 자기 위주로 ‘이 기술, 이 제품이 좋으니 이것을 개발, 제품화하면 잘 팔릴 것이다.’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은 창업에 실패하는 원인이 됩니다. 시장변화 혹은 기술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시장 또는 고객이 제일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이것을 내가 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에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마케팅 전략이라는 것인데 시장 조사, 분석을 잘해서 ‘이런 기술, 이런 제품을 개발 완료 시기에 누구에게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라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런 것이 확실하면 창업해도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Q. 대부분의 학생들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산업 현장에 진출하게 됩니다. 대학원과는 또 다른 실제 산업 시장에서는 엔지니어의 어떤 자질이 중요시되는지 궁금합니다.

A. 산업현장에서 엔지니어의 자질은 우선 전공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산업계가 워낙 발달되어 있어, 배운 지식을 곧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겠으나, 배운 지식을 근간으로 새로운 환경의 사례에 적응하는 태도도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기술은 항상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새롭고, 창조적인 것을 적용하면 새로운 것이 가능하지 않겠나?’ 라는 도전정신을 계속 갖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Q. 후배들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 나은 인재가 되기 위해, 학창 시절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A. 학창시절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는 어려운 이야기인데, 우선 학습 기본에 충실하게 배우고 익히는 것이 시작입니다. 또한, 이것이 왜 중요한지?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등등 응용까지를 경험하여 살아있는 지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보통 엔지니어들이 학문에 깊이 빠지면 대외활동이나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패하거나 틀려도 좋으니 가능한 외부 환경의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주변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거기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KAIST 졸업생의 주된 역할은 창조적 기술로 산업계를 변혁시키는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기 위해서 필요한 전문적 지식, 새로운 변혁과 창조를 항상 갈구하는 열정, 혼자가 아니라 팀을 움직일 수 있는 지도력과 같은 자질들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성실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IT업계에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할 만큼 Global 산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AIST 후배들은 이런 기반에서, 세계를 변혁시키고 리드하는 선봉장이 되길 바랍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신 ‘㈜루멘스’의 유태경 대표 이사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성범 기자/ globum10@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