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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인터뷰

투자전략연구소 소장 임재원 동문

자신의 자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운영되는가는 경제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의 주된 관심사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정보를 제공해주는 자산운용가는 투철한 직업정신과 날카로운 시장분석력이 있어야 한다. 이번 EE Newsletter 가을호에서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의 분석력을 가지고 자산운용가로서의 길을 택한 Vine Financial Company(VFC) 투자전략연구소 임재원 소장을 취재하여 자산운용가로서의 삶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임재원입니다. 석사학위를 KAIST에서 받고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기획팀에 있다가 지금은 VFC 투자전략연구소에서 소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복리자산운용에 관한 책인 『72마법의 법칙 복리』라는 책을 집필했습니다.

Q. 『72마법의 법칙 복리』라는 책의 저자신데 간단한 책 소개 부탁합니다.

A.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사람들에게 복리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복리가 뭔지 아십니까? 투자 중간에 발생한 이자를 재투자하여 이자가 낳은 이자까지 포함한 것을 의미하죠. 그렇다면 복리는 좋은 것일까요 나쁜 것일까요?

은행에 돈을 넣어놓으면 이자의 이자까지 주니까 좋은 것이죠. 하지만 복리는 내가 가진 돈을 늘려주기보다는 쓰는 돈을 늘려줍니다. 현재 내가 내는 커피 값이 5년 전의 커피 값과 같지 않은데, 그 물가상승률이 바로 복리이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률은 한 번도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내가 쓰는 돈이 복리로 늘어나는데 내가 가진 돈이 복리로 늘어나지 않으면 삶이 힘들어지는 것이죠. 여기에 바로 복리로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러한 복리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원래 책 제목은 『72마법의 법칙 복리』가 아니었습니다. 복리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었는데 너무 암울하다는 출판사의 의견에 바뀐 것이지요. 그렇다면 복리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건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책에 약간의 해결책이 담겨있긴 하지만 아직 제가 봤을 때 부족한 점이 많고요, 앞으로 그 해결책에 관한 책을 집필할 예정입니다.

Q. 전자공학을 전공하셨는데 금융계로 넘어가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제가 원래 관심이 많은 분야는 경영, 외교분야였습니다. 하지만 학생 때 적성검사결과가 이과 쪽으로 나와 전자공학을 해보기로 마음먹었고 KAIST 석사학위까지 받았습니다.

그 후 3년을 벤처회사에서, 1년 반을 삼성전자 기획팀에서 일하면서 엔지니어가 문과 공부를 했을 때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엔지니어의 뛰어난 분석력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경영이나 마케팅 지식 등이 접목되면 상당한 경쟁력이 생겨요. 엔지니어 바탕을 가지고 있고 회사 경영 쪽에서 일했으니 제가 제일 가기 좋은 곳은 증권회사 리서치센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융계로 가게 되었습니다.

Q. 증권회사 리서치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A. 증권이라는 곳이 주식거래를 많이 하는 곳인데 어느 주식이 유망한지를 평가해내고 발굴해내는 곳이 리서치 센터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기술도 알아야 하고 그 회사가 돌아가는 상황도 알아야 합니다.

수년간 엔지니어로서 훈련된 날카로운 분석력이 뒷받침되고 회사의 기획팀에 근무했던 경험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 곳입니다.

Q. 그렇다면 VFC도 증권회사인가요?

A. VFC는 금융상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여러 금융상품 중에 고객에게 가장 알맞은 상품을 제시하고 고객의 자산을 꾸준히 관리해주는 곳입니다.

저는 엔지니어고 세일즈맨이 아니므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잘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상품판매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고 사람과의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라는 부사장님의 말씀에 상품은 못 팔아도 고객들과 신뢰관계를 쌓는 것은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개의 금융상품 중에 엔지니어로 길러왔던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좋은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제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엔지니어를 하시다가 금융계로 가셨는데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있으셨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지금 증권회사에서 일 한지 거의 7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 일은 저에게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일이었고 원래 제 전공이 아니라 처음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전 세계가 빨리 변함에 따라 금융업계도 빨리 변화했고 지금도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선형적인 변화도 따라가기 힘든데 비선형적인 변화를 따라가려고 하니 보통 힘든 것이 아니더군요.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엔지니어 출신이었기 때문이었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엔지니어는 완벽해야 할 수 있는 직업으로 과대포장을 하지 않습니다. 요즘 세상은 정확하지 않은 것은 다 사라지고 확실한 것들만 올라 갈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엔지니어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딜지는 모르지만 한번 자리를 잡으면 굳건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Q.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으신지요?

A. 금융 상품 중에는 변화가 있는 상품과 변화가 없는 상품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변화가 없는 상품은 예금이 있고 투자를 하는 상품은 변화가 있는 상품입니다. 변화가 있는 상품이 높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변화를 잘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품이 구조만 가지고 판매되고 있고 관리가 되지 않아 수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금융시장에 있는 사람들이 거짓말쟁이처럼 되고 있는 것이죠. 분명 구조를 보고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융 상품은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관리의 핵심은 위기인지 기회인지를 잘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 눈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고 해도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그것이 자산 운용의 본질이었기 때문에 본질에 대한 능력을 갖추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본질에 대한 능력, 즉 금융상품이 지금 나에게 기회인지 위기인지를 잘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러한 핵심능력을 키우기 위해 Chartered Financial Analyst(CFA)라는 자격증 1차 합격한 상태입니다. CFA자격증은 앞에서 말한 위기와 기회를 잘 볼 수 있는가 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 자격증을 딴 사람은 현재 약 천 명 정도 됩니다. 3년 동안 시험을 봐야 하고 금융 쪽 경력이 4년 이상이 되어야 딸 수 있는 아주 어려운 자격증이기 때문이죠.

작년에 1차를 따고 계속 도전 중이고요. 실제로 이러한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Mergers and Acquisitions(M&A)회사에 있는 사람들이나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들입니다. CFA자격증을 따고 개인적인 자금을 관리하는 사람은 아직 없는 것이죠. 하지만 많은 돈을 관리하든 적은 돈을 관리하든 똑 같은 능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제가 가진 능력을 고급시장, 예를 들어 M&A나 펀드운용 같은 곳에 적용하면 비슷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피 터지는 경쟁을 하게 되고요, 저급시장에 적용하게 되면 그 시장에서는 최고의 강자가 되는 것이죠. 여기서 바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Q.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떻게 되십니까?

A. 제가 신앙인이기 때문에 어떤 상태에 도달하기 보단 하나님 안에서 가족들과 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돈이 많아야만 행복한 건 아닙니다. 돈이 많으면 불행해집니다. 1억 원의 자산이 하루아침에 6천만 원이 되는 것과 100억 원이 자산이 하루아침에 60억 원이 된다고 생각해봅시다. 후자의 경우는 돈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됩니다. 심할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많습니다.

돈이 많아야만 행복하다는 이러한 조건적인 행복보다는 어느 상황에서나 행복한 무조건적인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혹시 지금 연락하고 있는 동문들이 있으신가요?

A. 지금은 연구실 사람들하고만 만나는데 앞으로 동문들과 만날 기회를 넓혀나갈 예정입니다.

제가 보기에 KAIST는 동문이 같이 어우러질 만한 콘텐츠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들 연구실 생활만 하니 연구실 사람들하고는 친한데 나머지 사람들은 잘 모르게 되더라고요. 동문모임이라든지 만남의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카이스트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후배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은 본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큽니다.

엔지니어가 돈을 많이 벌려면 정말 제대로 된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즉,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차별성을 가지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한 차별성은 체계적인 사고와 분석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엔지니어는 파괴적인 기술(Destructive Technology)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가진 기술이 시장의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혁신적인 것이어야 하는 것이죠. 스마트폰 시장의 아이폰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자기가 하는 일의 본질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엔지니어의 본질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처럼 돈 관리의 본질을 알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듯이 자기 스스로 본질을 파악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그러한 능력이 갖춰지면 시장에서 인정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필요합니다. 그냥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안됩니다. 자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 방향을 제시할 줄 아는 사람한테 시장은 기회를 줍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태도 입니다. 자기가 속한 조직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없습니다. 아무리 불만을 표출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자신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평가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기술력이 좀 떨어져도 태도가 좋고 성실하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태도가 불손하면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인성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젊었을 때 고난, 역경을 많이 겪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었을 때 많은 반대에 부딪혀보고 그러한 고난을 계속해서 이겨내고,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사회에 나가서 어떠한 고난이 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임재원 소장님께 감사합니다.

최정호 기자 / novel300@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