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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CO 기술연구원 허윤기 동문

POSCO의 철강 제품 제조 과정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 열기와 광경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엄청난 열기를 뿜는 쇳물이 여러 공정 단계를 거쳐 완제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열정과 노력으로 일궈낸 POSCO의 현 위치와 지난 역사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EE Newsletter 겨울 호에서는 POSCO 기술연구원에서 책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신 허윤기 동문을 만나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간단하게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KAIST 1992~1994년에 석사 과정에 재학하고 그 해 2월에 졸업 후, POSCO 기술연구원(당시 기술연구소)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재직중인 허윤기입니다. 현재 울산 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신 변증남 교수님 연구실에서 지능 제어를 전공하고 현재는 POSCO의 제철소에서 지능 제어의 구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부생은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시고, 석사 졸업 후에 박사 과정에 진학하지 않으시고 취업을 결정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석사 과정 졸업 후 박사 과정에 진학하려고 했습니다. 지도교수님이셨던 변증남 교수님께 동의를 구하였고 박사 과정에 합격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제가 POSCO(구 포항제철)의 산학 장학생이었고 회사에서는 박사 과정 진학보다 입사를 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리하여 박사 과정 진학을 포기하고 POSCO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는 회사를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후배 여러분께서 회사의 산학 장학생을 신청하실 때에 신중을 기하셨으면 합니다. 만약 공부를 계속 하여 박사 과정까지 진학하고자 한다면 산학 장학생 신청을 한 번 더 재고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취업을 원한다면 산학 장학생을 신청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Q. POSCO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해주세요.

A. POSCO는 포항과 광양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철강 회사입니다. 1968년, 국가 기간산업 육성정책의 중심으로 포항제철종합주식회사가 탄생한 이래, 40년 동안 선박,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을 이끌어왔습니다. 끊임없는 R&D투자와 혁신으로 연평균 성장률 10.7%을 기록하며, 현재는 세계 2위의 철강 회사로 세계 철강 시장에서 그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습니다.

최근 가족 경영의 일환으로 건설, 전산, 에너지 등 여러 분야의 계열사와의 인력 교환 및 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Global POSCO way라는 슬로건 하에 25개 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인도에 제철소를 설립하는 등, 사업과 시장을 확대하며 세계적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취업할 수 있는 곳이 많았을 텐데 POSCO에 입사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POSCO의 어떤 특징과 장점이 매력적이었나요?

A.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저는 학부 과정 3학년 때 산학 장학생으로 POSCO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때는 POSCO가 어떤 회사인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잘 몰랐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POSCO의 산학 장학생을 받아들였고 24세(만 22세)의 어린 나이에 입사를 한 후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석사 과정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POSCO는 여러분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세계적인 철강 회사이고 재력, 경쟁력, 제품 생산성, 제품 품질, 시장, 인력 등 어떠한 면을 동일 업종 혹은 타 업종의 회사와 비교하더라도 뒤지지 않는 강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입니다. 회사의 성장과 발전도 무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잠재력만 가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중남미, 호주 등 세계 도처에 회사를 설립하고 지분을 취득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는 회사입니다. 현재 국내 기업체 중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만약 미국 기업이었다면 애플이나 제너럴일렉트릭에 못지 않는 기업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회사입니다.

POSCO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과거에는 철강 제품 생산에 중심을 두었지만 현재는 창의적인 연구 개발 및 조직 혁신으로 직원들 개개인의 능력을 중시하고 직원들의 성장을 위하여 회사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희 기술 연구원만 보더라도 개발이 필요한 기술에는 연구비를 최대한 지원하며 다른 어떤 철강 회사와 비교해도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우수합니다. 오전 시간 대에 연구 몰입을 위한 집중 시간 제도를 운영하여 모든 연구원이 전화 및 다른 일에 방해 받지 않고 자유롭게 논문을 탐독하거나 과제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며, POREKA라는 휴식, 사색, 놀이를 통한 창의적인 사고를 위한 시설도 운영하는 등 연구원들의 연구 환경을 최대한 보장해줍니다.

Q. POSCO가 어떤 사람들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A. POSCO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적이며 창의적으로 자신만의 개념을 창출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데 있어 신나게 미칠 수 있는 정도의 열정을 지닌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반대로 실패를 두려워하며 소극적인 목표를 갖거나 소극적인 연구를 하는 사람 혹은 타인이나 타회사의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사람, 그리고 실제 구현에 자신이 없으며 열정이 부족한 사람은 지원해서는 안됩니다. POSCO는 이러한 실패자의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오래 버티기 힘든 회사입니다.

Q.POSCO에 입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또, 회사의 어느 분야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전공을 살릴 수 있나요?

A. POSCO는 철강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어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입사하기에는 조금 생소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POSCO에서 철강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부 전공을 불문하고 많은 전기 및 전자공학과 출신 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 전력에서 전기를 만들지만 기본이 되는 인력이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사람들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POSCO에 입사를 하게 되면 포항,광양제철소가 있는 현장, 서울이나 포항에 있는 사무소, 포항, 광양 그리고 인천 송도에 있는 연구원에서 근무를 하게 됩니다. 그 중 제가 있는 연구원에 입사를 하기 위해서는 최근에는 박사 학위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박사 과정 산학 과정으로 선입사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학부 졸업이나 석사 학위로는 현장에 근무 할 가능성이 크고, 소수의 인력만이 연구원에 입사가 가능합니다. 요즘에는 해외 박사도 많은 관계로 경쟁이 조금 치열한 상황입니다.

POSCO 기술연구원은 철강공정 연구그룹, 철강제품 연구그룹, 철강이용 연구그룹, R&D staff 그룹으로 나뉘며 연구 프로젝트 조직 및 기타 특수 연구를 하는 추진반 등도 있습니다. 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전공을 살리는 부서로는 계측제어연구그룹, 압연공정연구그룹, 공정솔루션연구그룹 등입니다. 제어 분야, 신호 처리, 전력 전자, 시스템 설계(Embedded, PLC integration), 전자기 응용, Laser/초음파/Plasma 등 생각 외로 여러 분야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과 지식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POSCO가 철강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과거에는 금속 분야 전공 지식이 강종 개발에 많이 활용되었으나 요즘은 철강 제조 공정의 개선이나 재설계, 또 새로운 공정의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공에 집착하기 보다는 창의성과 경험, 타 분야와의 융합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Q. 현재 동문께서는 POSCO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A. 입사할 때부터 세부 전공이었던 지능 제어를 현업에 적용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철강 공정을 아신다는 가정하에 설명하면, 원료 공장, 고로(Blast Furnace)공장, 연주 공장, 열연 공장, 냉연 공장, STS 냉연 공장, 후판 공장 등 대부분의 철강 공정을 다루어 보았고 세부적으로는 철강 제품의 형태를 결정하는 형상, 장력, 두께 등의 자동 제어를 해왔습니다. 주로 운전자들을 대신하여 자동제어기로 조업이 가능한 시스템의 구성 및 제어 방법을 개발해왔습니다.

그러다가 2003년부터 POSCO가 6sigma 기법을 도입하였고 저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Black Belt (BB)를 거쳐 Master Black Belt (MBB)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 후 연구원으로 복귀하여 연구 활동을 계속 했습니다. 현재는 회사에서 TRIZ(과학적 문제 해결 방법론) 활성화를 위하여 다시 MBB로 활동하게 되었고 지금은 기술연구원 내에서 TRIZ MBB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충고나 조언 말씀 부탁합니다.

A. 개인적으로 KAIST 졸업생이 POSCO와 같은 회사에 많이 입사하여 KAIST인의 능력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저의 조그만 바람이 있습니다. KAIST는 학업과 연구를 병행하는 데에 매우 우수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KAIST에서 실제 업무 수행 능력을 많이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학부 때는 전공 이론을 열심히 배우고 실제 응용 사례에 대한 조사, 벤치마크, 견학, 체험 등을 많이 하였으면 합니다. 대학원 때는 배운 것을 실제 구현 해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제에 실패하더라도 실패를 통하여 왜 실패하였는지 분석 하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가급적이면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공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일도 직접 수행해보면서 많은 경험을 쌓기를 희망합니다. Education → Training → Implement → Analysis & Redesign → Strategy의 과정을 계속 하시길 바랍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주시고 좋은 말씀 들려주신 허윤기 동문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민지 기자 / kimminji@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