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EE Newsletter 봄호에서는 올해 2월에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이하 전자과)에 새로부임하신 황의종 교수님을 인터뷰하였다. 황의종 교수님은 카이스트 전산학부를 졸업하시고 스탠퍼드 대학에서 전산학 석, 박사 학위를 받으셨다. 그 후 구글 연구소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계셨고 현재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융합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다. 이번 인터뷰를 통하여 많은 전자과 학우들이 황의종 교수님에 대하여 알게 되기를 바란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 먼저 교수님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황의종입니다. 저는 지난 2월 1일에 카이스트 전자과 CNS 그룹에 교수로 부임했습니다. 저는 카이스트 전산학부 99학번이었고, 학부를 졸업한 뒤에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전산학으로 석,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구글 연구소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일을 하다가 이번에 카이스트에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고 데이터 지능 연구실(Data Intelligence lab)을 이끌고 있습니다.
Q.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융합 연구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구글 연구소에서 Tensorflow Extended라는 머신러닝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며 빅데이터 기법을 머신러닝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였습니다. Tensorflow Extended는 머신러닝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툴인 Tensorflow의 확장된 플랫폼으로써 머신러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합니다. 머신러닝은 크게 데이터를 모으고 입력하는 단계, 데이터에 대한 분석 및 검증을 하는 단계, 모델을 학습하는 단계, 학습한 모델을 검증하고 튜닝하는 단계, 그리고 모델을 serving 하는 단계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머신러닝을 실제 product에서 사용하려면 이 모든 단계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빅데이터를 다룰 경우 데이터에 오류가 많을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 및 검증을 꼭 해야 합니다. 머신러닝은 마치 어린 아이를 교육하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알고리즘이 좋아도 나쁜 데이터를 주면 나쁜 것만 배우게 됩니다. 또한, 이에 더하여 데이터 오류는 학습된 모델의 정확도를 떨어뜨리게 되는데, 회사에서 큰 서비스를 만들 경우 모델 정확도가 0.1%만 감소해도 매출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의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고치는 것은 머신러닝에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머신러닝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문제에 관심이 많이 있고 또 반대로 머신러닝을 빅데이터 관리에 적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의 민주화(Democratization)에도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소수의 전문가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머신러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의 응용범위가 넓어져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자율 주행 자동차나 의료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시간이 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하는데 할애되며, 충분한 빅데이터가 있어도 머신러닝이 올바르게 동작하게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더하여,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켜도 그 모델이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모델의 복잡성으로 인하여 왜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머신러닝을 더욱 쉽게 만들고 모델을 설명할 수 있게 하는 연구도 진행하고자 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어떤 교수님이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우리 학생들이 잠재력을 최고로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학생들이 연구하기 위한 기초 지식을 튼튼하게 해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희 랩에서는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빅데이터, 인공지능 관련 과목을 충분히 듣게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학생들이 최신 연구를 완벽히 파악하고 새로운 문제를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자신만의 문제를 찾아서 그것을 해결하고 결과를 논문으로 쓸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합니다. 연구에는 정답이 없어서 막막할 수 있지만, 끈기를 가지고 노력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공부 외에도 저는 학생들이 자신의 취미 활동도 열심히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제 주변에 계셨던 훌륭한 분들을 보면 각자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제 스탠퍼드 박사 지도교수님께서는 카메라 전문가이신데, 기사에 나오는 사진도 찍으시고 학교에서 카메라 관련 수업도 가르치셨습니다. 구글에서 제 매니저였던 분의 경우 커피를 굉장히 좋아하셔서 세계의 유명한 커피점을 찾아다니시면서 관련 책을 써내시기도 하셨습니다. 저 또한 수영을 매우 좋아합니다. 우리 연구실의 학생들도 이처럼 공부 외에 본인이 좋아하는 건전한 취미 활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카이스트 전자과에 교수로 부임하신 이유는 무엇이신가요?
카이스트 전자과에 오게 된 이유는 카이스트 전자과가 한국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학과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카이스트 전자과가 요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이 한 분야의 혁신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부분에서의 혁신이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것인데, 전자과에는 그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분들이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있는 CNS 분야만 보아도 시스템, 네트워크, 아키텍처, 보안, 그리고 머신러닝까지 컴퓨팅 분야의 최고 전문가분들이 계시는데 여기에 저의 전공인 빅데이터 분야를 추가시켜 좋은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Q. 추후에 어떤 과목을 학부에서 가르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전자공학을 위한 프로그래밍 구조(EE209)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전자과 학생들이 필수로 알아야 하는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가르쳐주는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표절을 엄격히 금지하는 윤리 의식도 가르쳐주는 좋은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을학기에는 빅데이터 분석 개론(EE412)이라는 과목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전자과 3학년과 4학년을 위한 과목입니다. 빅데이터 분석 개론 수업에서는 저의 연구 분야와 좀 더 관련된 내용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빅데이터는 누구나 다룰 텐데 이 과목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빅데이터 기법을 소개하고 빅데이터 시스템에서 실제 데이터를 분석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추후에는 빅테이터와 인공지능의 융합을 다루는 과목도 가르치고 싶습니다. 또한, 지금은 MyEE 담임을 하고 있는데, 이처럼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합니다.
Q. 현재 하시는 분야가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인데 이 분야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요?
구글 연구소에 5년 동안 있으면서 인공지능 격동기를 나름 직접 겪었습니다. 2012년 12월 입사 당시에는 지금 같이 딥러닝이 주목받지 않았던 시기입니다. 오래전부터 딥러닝 알고리즘 자체는 있었지만, 그때까지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머신러닝을 하는 인프라 구축이 되지 않아서 아무리 알고리즘이 좋아도 실제로 성능이 잘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후 몇 년 동안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이미지 분류, 자연어 처리 등 여러 분야에서 기존 방식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들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구글에서는 검색을 포함한 대부분 제품에 머신러닝을 안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고 동시에 빅데이터를 잘 다루어야 하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태까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따로따로 발전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두 분야가 필연적으로 융합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교수님이 학생들이 교수님의 연구실로 진학할 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이나 능력이 있나요?
먼저 이 분야와 관련된 과목들을 충분히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로그래밍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산수학, 데이터 구조, 알고리즘, 전자공학을 위한 프로그래밍 구조, OS, 컴퓨터 네트워크 등의 과목을 통해서 프로그래밍 실력을 늘릴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제 연구실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모두 다루기 때문에, 머신러닝 관련 지식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관련 지식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머신러닝 관련 과목을 수강하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아직 전자과에 빅데이터 과목들이 많지는 않지만 빅데이터 분석개론, 데이터베이스 관련 과목, 데이터마이닝 관련 과목 등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자과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과거 제가 학부를 다닐 때와는 달리 학교가 많이 발전했고, 세계적인 학교가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환경에서 우리 학생들이 꿈을 크게 가지고, 하고 싶은 공부를 재미있게, 마음껏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학생 여러분들은 미래의 리더가 되실 분들이고, 한국의 미래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미국에 있으면서 카이스트 동문이 활약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은 그 이상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공부 이외의 다른 활동도 충분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수영 동아리 가오리 소속으로, 매일 새벽 6시에 훈련을 하면서 고생을 했지만 그만큼 몸도 건강해지고, 좋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요새 학생들을 만나면, 카이스트 동아리가 다양하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에 맞게, 각자 적성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카이스트 출신으로서 카이스트 학생들의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영광스럽습니다. 여러분의 목표와 꿈을 이루는데, 하나의 좋은 디딤돌이 되고 싶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황의종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민기 기자 zzxc1133@kaist.ac.kr
이은석 기자 eunseoklee@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