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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오펄스 CEO 왕성호 동문

무선 네트워크는 이제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술로 인지되고 있다. 지그비(Zigbee)기반의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통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레이디오펄스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출신의 왕성호 CEO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벤처 기업이다. 2003년 4월에 세워진 이래로 많은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번 EE NEWSLETTER 봄 호에서는 레이디오펄스에서 하고 있는 기술 개발에 대한 소개와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선배로써 왕성호 CEO가 전하고 싶은 말을 담고자 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저는 1998년 전기 및 전자공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2003년 2월 졸업을 하였습니다. 입학 전에는 LG반도체에 근무하였고 졸업 후 레이디오펄스라는 회사를 창업하여 현재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Q. 주요 기술, 주력 분야 등 레이디오펄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A. 무선통신은 사람들의 생활에 큰 기여를 해 왔습니다. 저희 회사는 무선통신 반도체를 설계하여 판매하는 반도체 설계회사입니다. 주 응용분야는 리모컨, LED 조명제어, 스마트 에너지, 그리고 사물통신 (Internet of Everything) 입니다.

Q. 현재의 국내, 해외 전자시장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A. 지금까지는 우리 나라의 IT 가 세계를 주름 잡았지만 앞으로는 우위를 지켜나가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주요 요소로 원가 경쟁력 있는 제조기술과 인간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고부가가치 응용기술이 있는데 제조기술은 미국일본 한국중국 동남아인도 의 방향으로 서쪽으로 가고 인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고 부가가치 응용기술은 일본 미국  유럽 의 방향으로 동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분발하지 않으면 사이에 끼어 아무런 경쟁력도 없는 처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이 제조기지에서 소비기지로 바뀌고 있어 아시아 정서를 가진, 특화된 고부가가치 기술로 중국을 목표로 하면 활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학부 시절이나 대학원 시절의 어떤 경험이 지금의 분야에서 일하시게 된 계기가 되었는지요?

A. 공부를 하면서 무선통신의 가능성에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전공을 중간에 무선으로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휴대전화, 무선 마우스 등 한 번 무선으로 간 것은 절대 유선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니 무선통신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Q. 처음 일을 시작하실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점들이 중요 요인 혹은 어려운 점으로 작용했는지 궁금합니다.

A. 엔지니어로 일할 때는 사명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단순히 돈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개발한 제품이 누군가에게 사용되고 그 사람은 편리함과 이익이 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합니다. 그렇게 고객이 지불한 돈으로 엔지니어는 올바른 방향으로 부자가 되는 것이므로 큰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회사를 경영할 때는 분배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할 때는 모두가 열심히 단결하지만 분배를 할 때는 모두가 자기가 더 중요한 일을 했으니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먼저 올바른 분배의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겪어보니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한 자본주의의 사회에서 임직원, 사회, 고객을 배제하고 주주들의 이익만을 위하기 쉬운데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분배의 모델을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이공계 관련 연구에 종사하시다가 회사 경영을 하시게 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요? 있었다면 어떻게 이를 극복해 왔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A. 결론적으로 아직 극복이 덜 되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협상 능력의 부족입니다. 줄 것을 주고 받을 것을 받는 비즈니스 협상에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 줄기차게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식으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들의 감성을 못 읽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이공계 연구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입니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자신이 그러한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인정을 안 합니다.

Q. 학사, 석사, 박사 때는 주로 어떤 점에 착안해서 공부 및 연구를 진행하셨었나요?

A. 저는 회사에 근무하다가 박사과정에 들어왔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좀 다른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호기심 보다는 이 공부가 실제 일에 어떻게 연결될까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실무 응용에는 도움이 되나 학문적 깊이는 다소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KAIST에 계시는 동안 어떤 연구를 진행하셨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 있으신가요?

A. 제가 논문을 쓴 내용은 5GHz 무선 LAN 송수신 칩의 설계입니다. 처음에 낯선 분야라 어려움이 많았는데 새벽까지 공부하다 랩 학생들하고 같이 쪽문으로 나가서 야식을 먹곤 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 일을 몇 년 하다 보니 살이 많이 찌는 부작용이 있긴 했습니다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KAIST 졸업생으로 어떠한 점이 이점으로 작용하였는지 궁금합니다.

A. KAIST는 브랜드 자체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학교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든지 창업을 하든지, 학계로 가든지 선입관으로 인한 평가절하는 없습니다. 특히 미국 등지의 해외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는 졸업생들은 미국의 아이비리그 출신보다 실력 및 성과에서 더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Q. 전자공학을 선택한 후배들에게 앞으로 도움이 될만한 조언 부탁 드립니다. A. KAIST는 참 좋은 학교이며 전자공학은 정말 재미있고 인류에 도움이 되는 전공입니다. 지금처럼만 해도 사회와 국가에 큰 일을 하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좀 더 인문학적인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드물지만 KAIST 졸업생이 팀워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곤 합니다. 조심스럽지만 한 가지 당부하자면 졸업을 하는 순간 KAIST 졸업생인 것을 잊고 사시기 바랍니다. 이미 여러분들은 최고의 인재들이기 때문에 잊고 사셔도 문제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생각하기에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이는 사람들과 같이 웃고 같이 슬퍼하고 때로는 같이 싸우고 하셨으면 합니다. 살다 보면 어느 때인가 하는 일이 실패할 수도 있고 정말 외롭고 지칠 때도 있을 것입니다. 모두 포기하고 싶을 때 그 때 여러분들이 최고의 학교 KAIST를 나왔다는 것을 떠올리시고 선배들이 얼마나 훌륭한지 그리고 그러한 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자부심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글로벌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해외 학교와의 교류 등 문호를 한층 더 넓혔으면 합니다. 특히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가 긴밀해 졌으면 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왕성호 CEO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양유진 기자/ yyj268@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