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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기술 대표이사 함현철 동문

Q. 함현철 대표이사님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1962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금성사(현 LG전자)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1995년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과정에 입학하였습니다. 현재는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님으로 계시는 권인소 교수님의 지도로 Computer VIsion을 전공하여 자동화 및 설계공학과 석사 학위를 받고 1997년 7월 푸른기술을 창립하여 현재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Q. 주요 기술, 주력 분야 등 푸른기술을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A. 주식회사 푸른기술은 약 10여 년에 걸쳐 금융자동화시스템 분야에서 CD/ATM을 자체 개발한 기술인력을 바탕으로 1997년 7월 24일에 설립되었습니다. Mechatronics 기술과 Computer Vision 기술을 접목하여 지폐인식 및 처리장치, OMR/OCR 판독기, 수표인식처리기, 통장프린터 등의 핵심모듈을 자체 개발한 금융 자동화 분야의 벤처기업이며, AFC(Automatic Fare Collection: 자동요금징수시스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어 철도, 지하철시스템 사업에서 기술자립을 이끌어 왔습니다.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해외시장 개척에 힘써 현재는 수출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Q. 함현철 CEO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벤처기업을 선택하시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요?

A. 저는 대학 졸업 이후 처음에 금성사(현 LG전자) 중앙연구소에 입사하여 정보기기(IT) 연구부문에서 금융자동화시스템에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민간기업 연구소라는 것도 생소했고 IT라는 용어도 없었습니다. 선진기술과의 격차가 커서 밤새 연구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개발을 마치고 나면 공장에 양산 이관하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등 고단하고 바쁘게 살다 보니 10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저는 그 당시 개발팀장을 맡고 있었는데, 사업 방향은 윗선과 영업 부서가 좌지우지하고 실제 일과 문제 해결은 연구원이 도맡게 되니 청춘을 쏟아부어 일했지만 연구원은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연구원이 주인 되는 세상’을 꿈꾸며 다섯 명의 동료와 함께 회사를 창업하였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그 당시에는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워낙 컸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Q. 처음 일을 시작하실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점들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궁금합니다.

A.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게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의 평판도 중요하고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 특히 어려울 때일수록 솔선수범하여 위기를 돌파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즉, 사람 중심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살다 보면 다른 사람과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문 지식도 중요하고, 인문학적이고 사회과학적인 지혜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이공계 관련 연구에 종사하시다가 회사 경영을 하게 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요? 있었다면 어떻게 이를 극복해 왔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A. 회사를 운영하려면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데 이공계 관련 연구종사자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흔히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연관지식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얻은 지식을 나의 지혜로 전환하는 것은 그 사람의 가치관, 포텐셜의 크기, 사람에 대한 이해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고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 내느냐는 것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려움에 부딪히고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어려움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 결과 역시 천태만상으로 나타납니다.

Q. 대표님께서는 IT 벤처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지속가능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지속 가능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이는 IT 벤처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IT 벤처에 있어 어떤 일을 계획할 때, 기승전결이 어떻게 될 것이며 이것이 지속되도록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미리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즉,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지요.

Q. 현재 푸른기술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나 연구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 등 푸른기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말씀 부탁합니다.

A. 푸른기술의 연구 개발과 상업화 능력은 한국 시장에서는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세계무대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기존 기술을 심화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둘째, 핵심 모듈 공급자에서 시스템 공급자로 역량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셋째, 신기술 사업으로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팔 연구를 5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 중에 있습니다.

푸른기술의 목표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 드리면 첫째, 우리의 성장과 전망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 수출사업에 탄탄한 기초를 만드는 것입니다. 둘째, 정직과 투명성이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근원이며 회사를 이끌어 가는 주된 원칙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더 넓은 목표는 더 좋은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Q. 전기 및 전자공학과 후배이기도 한 입장에서 선배님의 진로 결정 과정이 궁금합니다. 학부 시절이나 대학원 시절의 어떤 경험이 지금의 분야에서 일하시게 된 계기가 되었는지요?

A. 저는 학부 때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전공에 대한 흥미보다는 철학이나 사회과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향에 내려가 일 년간 도서관에 다녔는데요, 공학을 전공했으니 실제 기업 현장에서 열심히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연구소에 입사하였습니다. 거기서 C언어도 배우고,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도 하고, 제품도 만들면서 공학에 대한 흥미가 생겨 여러 가지 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현장의 경험을 좀 더 체계적인 지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 석사과정에 진학하였습니다. 저는 이때 기계공학뿐만 아니라 전자공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체화하고 나아가 권인소 교수님 랩에서 컴퓨터 비전을 전공하여 나름 전문 분야에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메카트로닉스 기술에 인식기술을 접목한 푸른기술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진로 등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 함현철 대표이사님께서 가장 크게 고려하셨던 점은 무엇입니까? 자신만의 인생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A. 나와 사회의 관계에서 ‘무엇이 옳은가’를 생각해 보면 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좋은 의지(Good Will)가 나와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인생철학은 일관성 있게 산다는 것인데요, 시류에 부화뇌동하거나 조바심내지 않고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는 종이 한 장 정도의 여백을 가지고 있는 시민이 되는 것입니다.

Q. 벤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혹은 아직 길을 정하지 못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A. 사람은 누구나 가 보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와 동경이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평범한 사람이라도 사소한 일부터 시작하여 꾸준히 하다 보면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기도 하고 훌륭한 지도자가 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릇의 크기’인데요, 저는 대학에서 각자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릇이 작다면 사회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것을 담으려 해도 금방 흘러 넘치겠지요.

마지막으로 벤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이 정말로 그 일을 좋아하고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도전은 인생을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또한, 혼자보다는 같이 할 동반자가 있다면 그 길은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시어 기사 작성에 많은 도움을 주신 함현철 대표이사님께 감사 드립니다.

김민혜 기자 / naya5939@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