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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인터뷰

Google 박철호 동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전산학과와 더 깊은 관련이 있음직한 소프트웨어 회사에 취직하는 수많은 동문들도 해당 회사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며 자랑스러운 KAIST EE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세계 최고의 검색포탈엔진이자 소프트웨어 회사인 Google 본사에서 근무하는 박철호 동문을 만나 말씀을 나누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A. 저는 95년 POSTECH전산학과를 졸업, 97년 KAIST박규호교수님 연구실 (Corelab) 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99년 박사 3년차에 박규호교수님 연구실에서 KAIST 박대연교수님 연구실 (SSlab) 으로 옮겼습니다. 2002년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학위 논문은 TLB (Translation Lookahead Buffer) 성능 향상에 관한 논문을 썼습니다.

Q. 현재 일하고 계신 Google 본사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Google은 20여 개국에 60개의 office를 보유하며 총 2만 명 가량 근무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Mountain View라는 도시에 있는 Bay area office (본사) 에만 18개의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루 3000여 통, 연간 약 백만 통의 이력서가 접수되고 있습니다. 구글은 친환경적인 기업모토를 가지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지붕에 빼곡히 깔려있는 태양전지판입니다. 1.6Megawatt 급의 규모로 미국 내에서 태양전지판을 가장 많이 설치한 회사 중 하나이며, 전체 전기의 30% 가량을 충당하며 친환경적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Google에서는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십니까?

A. Google검색기능이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Google은 광고에서 주수익의 99.9%을 벌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나 개인 블로그에 광고를 보이게 한 뒤, 해당 광고를 사용자들이 클릭한 횟수에 근거해서 광고주에게 과금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합니다. 해당 광고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클릭한 것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클릭한 것을 구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현재 하는 업무는 부정 클릭을 필터링함으로서 광고주들에게 부당한 과금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Q. Google이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입사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A. 졸업 후, 국내 모 대기업에서 8년간 휴대폰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무에 몸 담고 있었습니다. 초, 중반에는 성공적으로 개발했었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플랫폼의 수준이 iPhone이나 Android같은 고성능 급으로 올라가다 보니 개발에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최고 수준의 플랫폼을 문제없이 개발하는 회사들은 어떤 점이 뛰어 나서 잘 하는지를 배우고 싶어, 2008년 10월경 회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Q.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망하는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A.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생인데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망한다면, 전산학과 주요 과목을 많이 듣고, 석, 박사 학위를 염두하고 있다면, 전기 및 전자공학과 내에서도 소프트웨어를 심도 있게 다루는 연구실에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드웨어 분야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소프트웨어 분야 기술력 차이가 상당합니다. 물론 국내에도 소프트웨어 쪽으로 대단한 분들도 많이 계시고 대단한 업체들이 많지만, 미국에도 좋은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의 좋은 회사에 가면 한국에서 대단한 분들과 같이 일할 수 있고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좋은 회사에 가면 세계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있고 그들에게서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인도가 소프트웨어 강국이 된 큰 이유 중 하나도, 미국에 수많은 인도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Q. 해외기업으로의 진출에 관심이 있는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A. 해외에서는 국내 회사에서의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에, 해외 기업 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가급적 젊었을 때 하는 것이 유리 합니다. 해외 취업에 유리한 방법 중 하나는 해당 국가에서 석, 박사 과정을 이수 하고 그 곳에서 직장을 구하는 것입니다. 외국 회사의 경우, 인턴의 업무 성취도에 따라 취업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턴 기회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나 해당 회사에서 주관하는 대회에서 입상을 하는 경우 취업에 크게 유리합니다. 가능하다면 지인을 통해 내부 추천을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면접 기회를 갖게 된다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미국 회사들의 면접은 국내 회사와 달리 주로 알고리즘 문제를 푼다든지 칠판에 코딩을 시키는 위주로 진행됩니다. 미국 취업 관련 정보는www.workingus.com 같은 사이트를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해외 취업의 경우에는 단점도 많은데,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연봉은 한국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데 물가는 너무 높아서 – 예를 들어 전세가 없고 월세가 2000불 가량 합니다. – 금전적으로 손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미국 회사들은 아침에 출근했는데 그 날 오후에 해고 통지를 받는 등 직업 안정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부모님이나 친지, 친구들과 자주 보기 힘들다는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가지 대안은 기술력 있는 해외 기업의 한국 지사에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영업이나 기술 지원 위주로 운영되는 곳도 있고, 본사와 별반 차이 없이 운영되고 있는 곳도 있으니 잘 알아볼 경우 진로와 경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덧붙여,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부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과 충고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A. 학과 수업으로 치자면 알고리즘 수업이 가장 중요하고, 그 밖에도 운영체제, 컴파일러, 데이터 베이스 등 전산학과 학부 과목들은 대부분 굉장히 중요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숙제나 프로젝트를 스스로 해서 코딩 실력을 쌓아나가야 합니다. 그 밖에도 Microsoft나 Google과 같은 기술력 있는 회사에서 인턴을 해보거나,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해보거나, 프로그래밍 경진 대회에 나가 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비슷한 길을 앞서 걷고 있는 선배나 교수님들을 멘토로 삼으시면 좋습니다. 저의 경우에도 박규호 은사님, 박대연 은사님을 비롯하여 회사에서도 본받고 싶은 훌륭한 선배님들을 멘토로 두었던 것이 저의 삶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직은 미천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오는 것 조차도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말입니다.

 

바쁜 시간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철호 동문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천유상 기자 / usang2vv@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