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PEOPLE & LIFE

동문인터뷰

구성원

PEOPLE & LIFE

동문인터뷰

동문인터뷰

강홍기 동문

현재 KAIST에서는 교환학생, 여름학기 등 다양한 해외교류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올 여름, 전자공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대학 UC Berkeley로 여름학기를 다녀온 체험담과, 전 EENL회장이자 현재 UCB Electrical Engineering 석, 박사 통합과정 2년차인 강홍기 동문 (hkang@eecs.berkeley.edu) 과 미국 대학원 유학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Q. 많은 학교 중에, 선배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신, UCB만의 특징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A.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여 더 깊게 공부하려고 했던 반도체 소자 분야에서 대학원 과정이 잘 준비되어 있고 활발한 분야를 중심으로 학교들을 찾아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나 순수 실리콘 반도체 소자에서 조금 벗어난 융합 연구를 하는 곳을 위주로 알아보았고, 그 중에 UCB가 이 분야에서 전통도 있고 또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 새로운 연구를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다른 공대 분야들도 높은 연구 수준을 자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어떠한 분야가 되든 다양한 협력 연구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KAIST에서 활발히 연구 활동을 하고 계시는 최양규 교수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더욱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그렇다면 KAIST대학원과 비교해, 어떤 면에서 유리하고 어떤 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카이스트 대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힘들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차이점이라고 알고 있는 부분 중 하나로 Preliminary Examination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AIST에도 박사과정 시험 이라는 이름의 비슷한 시험이 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확인바람….) 대부분의 대학원 학생들이 입학 후 1년 뒤에 보는 시험인데, 각자 자신의 Major 전공 분야에 교수님 세 분 앞에서 한 시간 동안 구술로 주어진 문제를 풀게 됩니다. 분야마다 다르지만 사람이 많은 분야들의 1차 합격률이 50~70% 사이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1년차때 학부 과목부터 들으면서 자기 분야의 공부를 열심히 하고, 교수님들도 학생들이 1년차에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주시곤 합니다. 힘든 시험이 있고 그로 인해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되어서 1년차 때 연구에 집중할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기본기를 잘 다지게 되어서 이 곳 학생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연구하고 활동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 UCB에서 1년 넘게 계시면서 느끼신, UCB만의 독특한 커리큘럼이나 연구 등을 듣고 싶습니다.

A. 이곳에는The Management of Technology (MOT) Certificate Program이 있는데, UC Berkeley HAAS Business School과 협력중인 프로그램입니다. Engineering이나 Science를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해서 맞춰진 business 과목들을 이수하고 certificate를 받는 과정입니다. 물론 각자 자기 분야 연구에만 몰두해도 바쁘기 때문에 실제 활용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지만 MBA 과정보다는 이수 조건이 적고 수업들이 discussion이나 case study등이 많으면서도 동시에 technology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석, 박사 학위 이후 창업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수강한 과목 중 흥미로웠던 것은 EE쪽 과목인 Micro-fabrication Technology 과목입니다. 반도체 소자 제작과정과 이를 통해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칩이 어떻게 제작되는지 공부하고 직접 실습해보는 과목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Microlab에서 쓰지 않는 오래된 장비들과 상당한 투자로 설립된 실험실이 있고 이 수업만을 위해서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대학원 연구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한 학기 동안 마이크로 스케일 MOSFET과 MEMS cantilever 등을 직접 제작하고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이 많은 전자공학 및 재료 공학 학부 학생들에게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Q. KAIST 학부생활과 UCB 진학준비를 동시에 하시기에 굉장히 힘드셨을 줄 압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들을 어떤 식으로 준비하셨나요? 지금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께 조언 부탁 드립니다.

A. 저 같은 경우는 KAIST 3학년 가을학기에 University of Iowa로 교환학생을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살고 공부할 환경을 바꾸어 보는 것이 저 자신이 학술적으로뿐만 아니라 인성적으로도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카이스트에서의 생활과는 다른 생활을 하면서 저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고치기 위해 노력하면서 제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학을 결심하였고, 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4학년 1학기에야 유학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시작자체가 늦다 보니 GPA에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가 크게 없었고, 그저 학기마다 수강하는 강의들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4학년 봄학기에는 GRE를 다른 유학을 준비했던 카이스트 학우들과 같이 공부하였고, 대학원 연구 분야를 찾기 위해 관심 분야의 과목들을 들으면서 URP를 통해 개별연구를 하였습니다. 여름 방학에도 계속 개별연구를 하면서 필요한 영어 시험을 보았고, 4학년 가을학기에는 연구를 계속 이어가면서 논문도 제출하였고, 그 외에는 원서 작성에만 집중했습니다. 에세이도 많이 쓰고 고치기를 반복했고, 지원할 학교들을 알아보고, 교수님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물론 굉장히 바쁜 기간이었지만 주로 생각하는 GPA, TOEFL, GRE가 유학 준비에 전부가 아니고,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고 그를 위해 노력한 것을 담아서 보여주는 것이 학교 지원에 있어서 자신의 경쟁력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점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Q. UCB를 포함한 주립대들은 사립대에 비하면 약간 싼 편이라고는 하지만 미국 대학답게 어마어마한 수업료를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수업료와 생활비는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

A. 저 같은 경우는 국내 장학재단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였고, 그래서 이 곳에서 직접 해결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RA (Residence Assistant, 기숙사 동장) 나 TA (Teaching Assistant, 조교) 를 통해서 해결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현재는 졸업 이수조건인 TA 요건을 채우고 재정적 부분도 해결하기 위해 TA를 하고 있습니다. UCB는 주립대 취지에 맞게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아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감당할 수 없는 수의 대학원생은 선발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학생들이 필요하면 TA를 통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립대나, 또는 사립대처럼 행동하는(?) 주립대들처럼 학생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가지고 공부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Q. 논문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어떤 논문이 좋은 논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학부생에게 있어서 대학원 진학을 위해 좋은 논문이라면 물론 가장 최고의 논문은 모든 이들이 생각하기에도 최고의 논문이라고 할 만한 유용한 지식을 사회에 제공할 수 있는 논문이어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보통 그러한 작품이 학부과정에서 탄생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가정하였을 때, 논문의 주제가 뛰어나든 뛰어나지 않든 학생 본인의 능력과 노력, 창의성 등을 나타낼 수 있고 이를 지도 교수님이 인정해줄 수 있으면 그것이 충분히 좋은 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완성이라도 그러한 과정이 있고 그를 통해 앞에서 언급한 본인의 장점을 나타내어 준다면 성공적이고, 더 나아가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를 발견하게 도와준다면 더 좋을 것 같네요.

Q. 지금까지의 선배님의 지원과정, 대학원생으로써 보낸 1년여의 생활로 미루어봤을 때, 미국대학원 유학을 꿈꾸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부생들에게 조언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제가 원하던 곳에서 공부할 수 있기까지 저만의 힘이 아니라 많은 이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하라고 말할 수는 없기에, 제가 준비하며 느낀 부분들과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점들을 적어보겠습니다.

만약에 유학을 꿈꾼다면, 준비하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더 알아주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유학을 반드시 가야 한다면 정확히 그 계기가 무엇이고 그것이 과연 타당한 이유가 되는가에 대해 생각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유학이라는 것이 단순히 KAIST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다른 대학원에 가서 똑같이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공부만 따진다면 경우에 따라서 유학을 굳이 갈 필요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유학을 통해 학교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완전히 바꾸고 그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삶의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공부를 하는데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하시길 바랍니다, 이 경험이 장점이 되든 단점이 되든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확신이 들 수 있게 하는 ‘이유’ 를 찾지 않으면 지원을 준비하는 과정도 힘들뿐더러 실제 입학을 하고 나면 더 힘든 생활이 될 것 입니다.

제가 지원할 당시 EE Newsletter를 통해 말씀해 주셨던 선배님의 글 중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나 여름학기의 즐겁고 아름다웠던 환상을 가지고 유학생 생활을 예상하면 후회할 것입니다.” 이라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저는 그 당시 이 글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고생(?)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토대로 제 자신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렵기 보다는 오히려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렌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그 예상이 옳았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바쁜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신 강홍기 동문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천유상 기자 (usang2vv@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