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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기업 연구원 – IBM 연구소 최종혁 동문, Intel 연구소 류웅환 동문

“사회 속의 EE인”에서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KAIST 전기 및 전자 공학 전공 동문의 소식을 전해왔다. 지금까지 컨설턴트,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변리사, 애널리스트, 특허청 공무원,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동문들을 만났다. 이번 호에서는 박규호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IBM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최종혁 동문(박사 99년)과 김정호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Intel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류웅환 동문(박사 01년)을 통해 해외 대기업 연구소에 대해 알아보았다.

Q. 박사과정에서 연구했던 주제는 무엇이었고, 그리고 박사 학위를 마치고 해외 대기업 연구소에 가게 된 계기와 배경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최종혁 동문: 박사과정에서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시스템 아키텍쳐를 공부하였습니다. 박규호 교수님, 김탁곤 교수님의 지도하에 전기 및 전자 공학과 컴퓨터공학 연구실에서 KAICUBE, Hanbit으로 이어지는 고성능 병렬 컴퓨터의 설계 제작에 참여하였고, 최근 멀티 코어의 측면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NUMA 멀티프로세서의 캐쉬 공유 디렉토리와 메쉬 및 다중 버스 연결망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박사과정 재학 중이던 98년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으로 IBM 연구소를 방문하게 되었고, 이 후 KAIST 컴퓨터 공학 연구실과 IBM 연구소 간의 공동 연구를 통해 1년간 IBM 연구소에서 Power4 프로세서 기반 멀티프로세서 구조(Architecture)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귀국 후 국내 연구소에서 멀티미디어와 인터넷 관련 연구를 수행한 후, 2001년 IBM Watson 연구소의 Systems Department에 Research Staff Member로 입사하였습니다. 창의성을 중시하는 연구 문화에 매료되었던 것이 IBM 연구소에 입사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A. 류웅환 동문: 박사과정에서 RF 기술을 이용한 초고속 클럭 분배 시스템의 Signal integrity, power integrity 분야를 연구하였습니다. 당시 지도 교수님이셨던 김정호 교수님께서 국제 학회 참여와 외국 연구소들과의 교류 및 협력을 장려하셨습니다. 또한 학회를 통해 만난 몇몇 미국 학교 및 회사, 싱가폴 연구소 의 연구원들과 지속적인 친분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 연구소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박사학위 취득 지원(Proposal)을 한 뒤, 싱가폴 국영 연구소 Gintc에서 1년 정도 Visiting Researcher로 공동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계기로 몇몇 미국 회사들과 접촉하게 되었고 입사 제안(Offer)을 받게 되었습니다.

 

Q. 해외 대기업 연구소에 가기 위해 거쳤던 준비과정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었는지, 해외 대기업 연구소 적응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입사 후 느꼈던 점들을 소개해 주세요.

A. 최종혁 동문: 해외의 연구소를 목표로 특별한 준비를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연구실 수행 과제와 논문 연구를 가능한 연결시켜 실제 시스템에 기반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산업계와 학계의 추세(Trend)에 초점을 맞춘 기초 연구를 수행하려 노력하였고, 연구 수행 중 성능 분석 툴(Tool) 및 기초 자료 수집을 위해 해외 연구자들과 꾸준히 교류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IBM 연구소 입사 후 연구를 하면서 연구자 개개인의 리더쉽과 역량이 연구 및 사업 성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또한 연구소를 포함한 IBM의 빠른 세계화 속도에 매우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IBM은 지금 세계화의 단계를 넘어 글로벌 통합 기업 (Globally Integrated Enterprise)을 지향하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A. 류웅환 동문: 싱가폴에서 1년동안의 객원 연구원(Visiting Researcher)로 있는 동안 부족했던 서면 의사소통과 대화 능력을 꾸준히 향상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국제 학회에서 만난 미국, 아시아, 유럽의 대학, 연구소, 기업에서 연구하는 30~40명의 연구원들과도 연구 결과를 나누며 지속적인 친분을 유지하였습니다. 싱가폴에서의 시간과 학회에서의 만난 연구원들과의 지속적인 교류가 Intel에 입사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Intel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문화와 언어의 차이 였던 것 같습니다. 개인연구자(Individual contributor)로 일할 때에는 기술적인 능력(technical skill)이 주가 되지만 진급할수록 의사소통 및 발표 능력과 프로젝트 관리 및 구상 능력과 같은 기술분야 외적인 측면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때문입니다.

Q. 현재 해외 대기업 연구소에서 하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업무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최종혁 동문: 저는 현재 중견기업/중소기업(SMB: Small and Medium Business)을 위한 IBM의 새로운 서버 시스템 및 솔루션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SMB 서버와 솔루션에 대한 제 연구가 2006년 IBM InnovationJam 온라인 브레인스토밍에서 46000 개 아이디어에서 최종 선발된 10 개의 Innovation Initiative 중 하나로 연결되었고, 그 일부가 2007년 6월 발표되고 9월 출시된 SMB를 위한 업계 최초의 블레이드 서버인 BladeCenter-S의 출시에 기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제 연구는 미래 SMB 서버를 위한 핵심 시스템 기술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과 Linux를 중심으로 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스택에서의 데이터 관리를 위한 인프라 스트럭처 데이터베이스 (Berkeley DB), 공유 키 인프라 스트럭처 (PKI: Public Key Infrastructure), 디렉토리 서비스 (OpenLDAP) 의 성능과 확장성을 한자리 수 이상 개선하였으며, IBM System z 메인 프레임에서의 효율적인 가상화 네트워킹, Linux 컨테이너 가상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A. 류웅환 동문: 지금까지는 칩셋 그룹에서 기술 개발(Technology Development) 팀의 책임자(manager)와 DDR 프로젝트 리더로 일하면서 데스크 탑 및 노트북 CPU 칩셋의 Signal Integrity (SI)와 Power Integrity (PI) 관련한 기반 기술 개발, Pre-silicon component 모델링과 플랫폼(platform) 설계 및 분석, Post-silicon 관련한 SI/PI 모델 검증 및 SI/PI 문제 debug 등을 연구 개발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칩셋이 CPU와 합쳐지면서 새로운 System-on-Chip (SoC) Enabling Group에서 Signal Integrity와 Power Integrity Engineering 팀의 manager로서 SoC 기반 기술과 I/O 및 platform IPs 지원을 하게 될 것 입니다.

Q. 해외 대기업 연구소에서 만난 외국 대학출신 연구원들이 가진 장점은 무엇이며, 그들과 비교하여 KAIST 후배들이 가졌으면 하는 자세나 덕목은 무엇입니까?

A. 최종혁 동문: 글로벌 기업의 연구소에서 활약하는 KAIST 출신 연구원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IBM Watson 연구소에서는 메모리 분야의 김규현 박사, I/O 회로 분야의 감동근 박사, I/C 패키징(Packaging) 분야의 나재웅 박사가 재직하고 있으며, 제가 시스템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KAIST 출신 연구원들은 KAIST에서 받은 실제적인 교육과 다양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각 분야에서 외국 대학 출신 연구원들과 협력, 경쟁하고 있습니다. 외국 대학 출신 연구원들이 연구의 토론 및 발표에 장점을 나타내지만, 후배님들도 연구의 내용 못지 않은 토론과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연마한다면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A. 류웅환 동문: 우리 KAIST 후배들은 다른 외국대학출신들과 비교해봐도 개인적인 기술적 능력의 차이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다만 좀더 적극적인 자세와 자신감, 기회가 된다면 기술 외적인 부분 즉 의사소통 및 발표(Communication/Presentation) 능력과 프로젝트 관리 및 구상(Project management/Planning) 능력을 배양하는 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자공학의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A. 최종혁 동문: 얼마 전 실리콘 밸리의 Almaden 연구소에서 열린 IBM 벤쳐 파트너 심포지움에서 IBM의 Innovation 및 Technology 경영 총괄 부사장인 Nick Donofrio 박사님께서 강연 중 미래의 인재상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이야기 중 한 분야에 전문인 “I-shaped” 인재보다는, 한 분야의 전문성에 뿌리를 두고 연관 분야의 지식을 넓게 활용하여 기술 제분야에 걸친 Innovation을 주도할 수 있는 “T-shaped” 인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연구하기를 희망하는 후배님들은 자신의 연구를 홍보하고 공유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전통적 연구 결과 공유 매체인 저널과 컨퍼런스를 통한 발표 활동뿐만 아니라, 인터넷, 표준화, 오픈 소스 SW / HW 프로젝트 등의 새로운 채널도 잘 활용한다면 지리적 거리를 초월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연구소에서 운영 중인 인턴쉽 제도를 활용하여 재학 중 산업체 경험을 가질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후배님들은 e-메일(jongchoi@us.ibm.com)으로 연락 주십시오. 미력이나마 후배님들 진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기쁘겠습니다.

A. 류웅환 동문: KAIST 전기 및 전자 공학전공은 국내 최고의 학부일 뿐 아니라 세계 속에도 그 명문학부로서 도약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십 년간 첨단 과학 분야에 집중하고 훌륭한 세계적인 석학들을 배출한 결과일 것 입니다. 우리 KAIST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불어 연구하고 나누며 포용해 나가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인한 리더십을 가진 공학도들이 많이 요구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과학계는 지금 짧은 산업역사에도 불구하고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양적인 성장을 거두었지만 아직도 핵심 기반 기술 의 부재, 어려운 경제 상황, 이공계 기피현상 등 많은 어려운 점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과 같이 열정적으로 과학을 사랑하는 젊은 과학도들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정말 밝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도 부족하나마 여러분들의 힘이 되겠습니다. 언제든지 궁금한 점이나 도움이 필요하시면 주저하지 말고 저에게 e-메일(woong.hwan.ryu@intel.com)을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최종혁 동문과 류웅환 동문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방수영 기자 / sy053@kaist.ac.kr

유민주 기자 / yoominjoo@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