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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학 인터뷰 – UC Berkeley 이강욱 동문

예전부터 카이스트 전자과 학생들은 유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유학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과거의 정보를 무조건 믿을 수는 없을뿐더러, 각각의 국가와 대학마다 들려오는 정보가 다르다.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 2015년 가을호에서는 특별히 현재 미국 UC Berkeley에서 전자과 석사-박사 통합과정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이강욱 동문에게 부탁을 하여 최근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에 관한 정보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시차와 거리의 문제로 직접 만나서가 아닌 서면으로 진행되었다.

반갑습니다. 우선, 인터뷰에 응해주심에 감사 드리며 시작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이하 전자과) 06학번 이강욱이라고 합니다. 2010년 가을에 UC Berkeley 전자과에 석 박 통합과정으로 입학하여 지금 6년차에 있습니다. 현재 연구실 소속은 BLISS (Berkeley Laboratory of Information and System Sciences)로 Information Theory, Signal Processing, Distributed Storage and Computing Systems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유학을 결심하셨던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제가 1학년 때 배정 받은 학부 지도 교수님께서 박사 유학을 다녀오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는 것도 없었고 영어를 너무 못해서 유학에 대해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한 번 도전 해보자는 생각으로 2학년 때 UCLA로 summer session을 다녀왔습니다. UCLA에서 전자기학과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을 듣다 보니 일상 대화는 힘들었어도 오히려 수업과 관련된 내용은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ummer session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당시 카이스트에서는 영어 수업이 막 시작할 때였습니다. 초반엔 힘들었지만 금새 익숙해지고 성적도 잘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유학을 간 선배님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알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학점을 어느 정도 받아야 하는지, 연구는 얼마나 해야 하는지 등등 성공적으로 유학을 준비하신 선배들을 보며 저도 지금부터 꾸준히 준비하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때부터 장기적으로 꾸준히 유학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유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데요, 일반적인 미국 대학원의 시스템과 유학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선배께서 유학을  준비했던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적당히 좋은 학점과 좋은 연구 경험, 추천서, 그리고 영어 점수입니다. 좋은 학점의 경우 그냥 열심히 공부하시면 됩니다. 하나 추천해드리자면 한글 번역서를 보지 않고 원서로 공부하는 습관이 나중에 유학생활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추천서는 연구를 같이 했던 교수님들께 받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어느 교수님이랑, 무엇을 연구할지 정하는 것을 어렵게 느끼시지만 대부분의 우리 학교 교수님들께서는 학부 생이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참여하고 싶어하면 다들 반기십니다. 저 같은 경우도 정말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는 2학년 겨울 방학 때 정세영 교수님께 URP를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고 그 과정에서 잘 몰랐지만 연구가 무었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3학년 때 이융 교수님께 바로 찾아갔고, 이융 교수님 연구실에서 오랫동안 개별연구를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정송 교수님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가 있어 정송 교수님에게도 지도를 받았습니다. 배운 게 부족한 학부 생이라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을 것 같았지만, 그 당시에는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연구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배워나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를 너무 못해서 제일 문제였습니다. 따라서2009년 봄학기를 휴학하고 한 학기를 영어에 올 인하기로 하여 영어 공부만 3개월 동안 하니 GRE와 토플 모두 잡을 수 있었습니다.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학비나 생활비 등을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석사과정일 경우에는 해당 학교에서 funding 이 잘 안 되는데요, 제가 알고 있는 방법은 국내 재단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삼성이나 관정-이종환 장학재단 등이 있습니다. 그에 반면 박사과정의 유학은 학비와 생활비를 어떻게든 지원받게 되 있습니다. 총 5가지의 방법이 있는데요, 나열하자면 1.RA 2.TA 3. 학교에서 주는 Fellowship 4. 미국재단에서 주는 Fellowship, 5. 한국 재단에서 주는 Fellowship 이 있습니다. 주로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5를 먼저 준비합니다. 5번의 경우는 잘 아시는 고등교육재단, 삼성장학재단, 관정-이종환장학재단 등이 있겠네요. 이 중에 고등교육재단, 삼성장학재단은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선발이 되면 좋은 학교에 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학교에 지원을 할 때에 학교측의 재정적인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음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장학금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같이 지원받습니다. 5번이 아닌 경우에는 일단 그냥 지원을 하는데, 이 때 지원하고 합격할 때 서류에 보면 1/2/3 option 중에 하나로 무조건 제안이 옵니다.

이 경우에도 등록금과 생활비를 동시에 지원받습니다.각각의 차이는 RA 같은 경우에는 교수님이 연구비 받아서 대주시며, TA는 알다시피 학과에서 조교로 hire를 하고 주는 대가입니다. 세 번째 같은 경우에는 학과 또는 학교에서 그냥 줍니다. 또한 미국에서 연구를 훌륭히 하여 4번의 경우로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별개로 미국의 대기업에서도 장학금을 많이 주니, 박사유학은 금전적인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첫 5년간은 고등교육재단의 support로 연간 5만불 가량의 장학금으로 등록금/생활금을 커버하다가 6년차에는 TA/RA를 번갈아 가면서 support를 받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은 어떻고 힘들거나 좋았던 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연구실에서는 특별한 것 없이 연구를 합니다. 좀 특이한 점이라면 공동연구에 있어서 너무 자유롭다는 점입니다. 그냥 제가 옆 연구실 친구랑 얘기하다가 흥미로운 주제가 생기면 둘이서 연구를 시작하여 교수님께 ‘저희 이런 거 하고 있다’ 라고 말씀 드리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결과를 내고 논문을 발표면 되는 정도로 공동연구가 자유롭습니다. 연구실 밖에서는 사실 한국에서 비슷합니다. 축구나 게임을 자주 합니다.

유학생활 도중 좋았던 점은 우선 다양한 친구들과 같이 일을 하다 보니 시야가 넓어집니다. 그리고 다들 엄청 열심히 연구하고 바쁘게 살지만, 그렇게 살면서도 자신의 삶을 잘 챙기는 점을 배우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은 아무래도 인간관계입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지만 그러면서도 다들 유학생이다 보니 본인들이 소속된 커뮤니티가 있고, 아주 깊게 친해지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한국인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냅니다. 하지만 한국인 친구들도 대부분 유학생이다 보니 한 곳에 오래 있기보다는 몇 년 버클리에 있다가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미국 내에서 다른 먼 곳으로 취직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런 면에서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 한국 밥이 그립습니다.

또한 한국의 연구실이 좀 더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연구실은. 아무래도 연구를 주로 혼자 하다 보니 연구실 친구들하고 아주 끈끈한 친구 사이가 되기보다는 그냥 동료 느낌입니다.

세계의 많은 대학들이 서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은 다른 대학원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에는 어떤가요?

우선 한 줄로 요약해 드리자면, “미국에서도 학교마다, 과마다 천차만별이다.” 입니다. 예를 들어서 버클리 같은 경우는 자연대/공대의 대부분의 과에 석사 과정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세히 설명 드리자면 버클리 전자과로 유학을 지원할 때, MS/PhD 또는 PhD로 지원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사실상 합격 후에는 똑같은 박사 과정 프로그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지 석사 학위가 있는 친구들은 PhD로, 없으면 MS/PhD로 지원을 해요. 아닌 과도 있지만 많은 과에서는 이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 대학원들의 최근 동향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각 전자과의 분야별로(소자, 회로, 통신, 제어, 전산 등) 미국 어느 대학이 세계적으로 중심에 있나요?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가 어디 대학에서 유명한지를 대답하는 것은 약간 어려움이 있을 것 같네요. 조금 다르게 답변을 드리자면 제가 미국에 유학을 와서 느낀 점은, 대부분의 연구 대학교들은 좋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명한 학회에 참석을 하면 다양한 지역의 학교에서 각자 자신만의 방식대로 연구하신 분들이 모여, 각자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저 역시 이러한 모습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물론 각 학교마다 특성화가 되어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도 뛰어난 학교가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교수님과 어떤 주제로 본인이 연구를 하고 싶은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전자과후배들에게 선배로서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제가 한국에서 유학을 준비할 때, 많은 친구들이 “US News Ranking”을 찾아서 자신의 학과 랭킹의 순서에 맞춰 지원을 하곤 했습니다. 아마 지금도 많이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미국에 와서 연구실 친구들에게 어디에 지원했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은 UC Berkeley, UCLA, UCSD, UCSB에 만 지원했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가 본인은 날씨 좋고 살기 좋은 캘리포니아가 아니면 대학원에 진학할 마음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스탠포드에는 왜 지원하지 않았냐는 저의 질문에는, 주변에 놀 곳이 많지 않아서 지원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UC Berkeley, EPFL(스위스), Princeton 에만 지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전 세계에서 일하고 싶은 교수님이 세 분 계신데, 그 세 분이 그 학교에 계시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저에게 어디에 지원했냐고 되물어 봤을 때 저는 할 말이 없었어요.

단순히 아무 생각 없이 지원하는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본인이 “왜 유학을 가고 싶은지”, 그 에 앞서  “왜 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싶은지”묻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단지 외국에서 학교를 다녀보고 싶은 것이면 학부과정에서의 교환학생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이런 질문에 명확하게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유학을 나갔다가는 길고 외로운 대학원생활 중에 힘든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제가 말씀 드리고자 하는 결론은 확실한 동기를 가지고 준비를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그 준비 과정도 덜 힘들 것이고, 해외에 나와서도 즐겁고 성공적인 유학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카이스트 전자과 후배 분들 중에 유학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궁금하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메일로 물어보면 환영:)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강욱 동문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호중 기자/dlghwnd1122@kaist.ac.kr

김세엽 기자/kimsy9509@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