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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로직 CEO 이경국 동문

티브이로직㈜는 방송용 모니터를 생산하는 서울특별시 구로구에 위치한 벤처기업이다. 대략 200명의 사원이 있으며 우리나라 방송국들에게 방송 장비를 공급하는 주 업체이다. 이번 EE Newsletter 벤처 특집에서 티브이로직㈜를 설립한 이경국 동문 학우를 인터뷰하고자 한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와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KAIST 대학원을 졸업한 이경국입니다. 2002년도에 창업한 티브이로직㈜는 현재 방송용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으며 국외로도 수출하고 있습니다. 요새는 디지털 스피커 등 다양한 방향으로도 제품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되었습니까?

A. 저는 KAIST 대학원을 졸업하고 나서 금성, 지금의 LG, 연구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근무하다가 1987년에 KBS 기술 연구소로 이직했는데 2002년에 창업을 할 때까지 대략 15년 정도를 근무했습니다. 당시 88 올림픽을 하면서 많은 양의 방송 장비가 필요했는데 저는 이 쪽과 관련된 연구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의 방송 장비들은 매우 열악했습니다. KBS 내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SONY 제품들이었고 나머지도 거의 일본 제품이었습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열악한 방송 장비들을 보고 국내에서 이 쪽 시장에 대해 제품을 개발하면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 이전의 장비들은 대부분 아날로그 장비들입니다. 아날로그 장비를 개발함에 있어서 노하우만큼 중요한 것이 없어서 선두 주자를 따라가기는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21세기로 넘어가면서 아날로그 장비가 서서히 디지털 장비들로 바뀌었습니다. 디지털로 변화되는 것을 보고 디지털 방송 장비 개발이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삼성, LG도 세계적으로 큰 기업이 되었는데 만약에 아날로그 시대였으면 지금만큼 성장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아날로그 휴대폰은 Motorola를 따라잡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러한 기술의 변화 시점에 사업을 시작하게 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Q. 일반 모니터와 방송용 모니터의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A. 우리 주변에서 모니터를 가장 많이 쓰는 부분은 바로 컴퓨터와 TV입니다. 하지만 이는 둘 다 케이블이 매우 짧습니다. 길어도 10m를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방송국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매우 멀리서 취재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화면으로 표시해야 되고 화면의 크기 또한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큽니다. 즉 방송용 모니터는 매우 특수한 모니터입니다. 특수한 HDSDI(high definition serial digital interface)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모니터와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확한 색깔을 표현하는 color calibration입니다.

Q. 처음 창업한 멤버가 누구입니까?

A. 저는 이 벤처를 혼자서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KBS 연구소에 있을 때 후배 한 명과 같이 창업하기로 했는데 그 후배한테 사정이 생겨 혼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 신입 사원 5명을 뽑고 점차 인원을 늘려 나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사업을 혼자 시작할 때에는 많이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업과 이러한 일을 즐겼기 때문에 많은 걱정이 없었습니다. 사업을 취미 생활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본인이 스스로 재미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생각보다 많은 걱정이 들지는 않습니다. 사업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즐길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위험이 있어도 큰 걱정은 없을 것입니다.

Q. 여기까지 오는데 어려웠거나 즐거웠던 순간이 있었습니까?

A. 중간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기뻤던 순간 중 하나는 우리 제품이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인정 받았던 순간입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초기 방송용 장비 시장은 SONY가 거의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사업을 할 때에는 끼어들기가 어려웠는데 차차 개발을 하면서 우리 영역을 조금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방송국에서 SONY 제품 대신 우리 제품을 쓰겠다고 하자 매우 기뻤고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현재 해외 방송국, BBC나 FOX에서도 우리 제품을 사용합니다.

제품을 개발할 때에는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에 있어서 추구해야 되는 것이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남들보다 먼저 개발하는 것. 둘째, 남들이 이미 만든 것을 다르게 바꾸어서 차별화를 두는 것. 셋째, 남들보다 싸게 만드는 것. 첫째의 경우 이미 방송용 장비에 대한 개념들은 많이 나와 있었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세 번째 방법은 사업에서 가장 힘든 방향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여건상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두 번째, 차별화는 두는 것이었습니다. 차츰 차별화에 초점을 맞춰서 연구, 개발을 하다가 보니 현재의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Q. 회사를 운영하면서 특별한 방침이 있으십니까?

A. 연구 개발, 그리고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시도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새로운 것을 찾으면서 도전하는 것. 새로운 것을 시도했는데 안되어도 그것은 괜찮습니다. 실패를 통해서도 얻는 것은 반드시 있습니다.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서 안될 것 같아서 하지 않은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개발하는 쪽에서는 절대로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개발이라는 것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개발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기가 얻는 자산은 언제나 있습니다. 중간에 중단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는 개발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정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저는 사업을 할 때에 개발이 잘 되지 않아도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Q. 대학원 시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습니까?

A. 대학원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 대학원 실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8 bit CPU가 선풍적이었는데 이 CPU를 만드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회로 실험에서 사용하는 빵판을 10개씩 붙여가면서 회로를 짰고 거기에 들어가는 assembly 언어도 직접 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CPU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한 것입니다. 실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것이 나중에 제품을 개발할 때 큰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Q. 마지막으로 동문 후배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으십니까?

A. 인생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성장하면서 하기 싫은 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기 싫어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일들은 놓지 않고 챙기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또한 언젠가는 선택의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 순간에는 돈, 명예가 더 단순히 끌릴 수 있지만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면 스스로 만족감도 생기고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그러도 보면 돈과 명예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그리고 KAIST를 다니는 학생들의 진로는 매우 비슷할 것입니다. 아마 많은 학생들은 그 길이 위험 부담이 적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그 길로 많이 진출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길도 찾아서 도전을 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KAIST라는 훌륭한 대학을 나온 학생이라면 어디를 가든 크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도전 정신을 가지고 진로를 정하다 보면 성공의 순간이 언젠간 올 것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경국 동문 학우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나윤혁 / yoonhyuk.rah@gmail.com